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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탈의실에서 거액 든 지갑 훔친 사람 잡고 보니…

아시아경제 조회수  

골프장 탈의실 사물함에서 8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경찰관이 입건됐다.

16일 전남 나주경찰서는 골프장 탈의실 사물함에 보관 중인 이용객의 금품을 훔친 혐의(절도)로 광주 서부경찰서 모 지구대 A 경사를 입건했다고 밝혔다. A 경사는 지난 13일 낮 12시 30분께 나주시 한 골프장 탈의실 사물함에서 이용객 B 씨(56)의 현금 200만 원과 수표 500만 원이 든 지갑(100만 원 상당) 등 총 8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A 경사는 B 씨가 샤워하러 간 사이 곁눈질로 훔쳐본 보관함 잠금 비밀번호를 눌러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A 경사는 범행 후 곧바로 자가용을 몰고 광주로 향하다 지갑 안에 든 거액을 발견했다. 덜컥 겁이 난 A 경사는 골프장 측에 전화를 걸어 “현관에 떨어진 지갑을 주웠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러나 B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A 경사의 범행은 덜미가 잡혔다. 경찰은 골프장 측에서 설명한 분실물 습득 경위와 B 씨의 진술이 어긋나자 A 경사를 미심쩍게 여겼다.

B 씨는 “현관에 지갑을 떨어뜨린 적이 없고 분명 사물함에 넣어뒀다. 누군가가 나를 쳐다보는 느낌이 든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실제 B 씨가 이용한 사물함과 현관은 거리가 꽤 있었다. 이에 경찰은 A 경사를 끈질기게 추궁했고, 결국 자백을 받아냈다.

A 경사는 “B 씨가 돈을 빌려 간 사람과 외모가 비슷했다. 잠금 비밀번호를 누르는 모습을 몰래 엿봤다가 사물함을 열었다. 신분증만 확인하려 했는데 순간 욕심이나 훔쳤다”고 혐의를 시인했다. 경찰은 A 경사를 불구속 입건해 구체적인 범행 경위와 여죄 등을 조사하고 있다.

A 경사의 소속 관서인 광주 서부경찰서는 수사 개시 통보를 받는 대로 징계 절차에 나선다. A 경사는 현재까지 징계 이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8월 서부경찰서에서는 경위급 경관이 퇴근길 관할 근무지에서 자전거를 훔쳐 달아났다가 붙잡히기도 했다. 해당 경찰관은 해임(공무원 자격 박탈·3년간 공무원 재임용 제한)됐으며, 법원에서 벌금 200만 원의 약식 명령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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