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10월 경상수지가 9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엔화 약세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에너지 관련 수입액이 늘어나며 적자 폭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8일 일본 재무성 발표한 10월 국제수지 속보치에 따르면 경상수지는 641억엔(약 62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예상치(621억엔)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1985년 이후 일본 경상수지가 10월에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3년에 이어 두 번째다. 경상수지는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와 해외에서 증권 투자 등으로 벌어들인 1차 소득 수지, 서비스 수지로 구성된다.
무역수지가 1조8754억엔 적자를 기록한 것이, 경상수지 적자에 큰 영향을 줬다. 수입액의 경우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등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로 전년 동월 대비 56.9% 늘어난 10조8646억엔을 달성했으나, 수출액은 반도체, 자동차 등의 수출 확대로, 전년 대비 26.9% 증가(8조9892억엔)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엔화 가치까지 급락한 여파가 컸다.
서비스 수지는 해외에 대한 연구 개발비 지급액이 늘어나며 적자(7224억엔)를 기록했다.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의 소비에서 일본인의 해외 사용 금액을 뺀 여행수지는 430억엔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이 시작된 2020년 1월(2962억엔) 이래 최대 흑자 규모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 입국을 허용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증권 투자 등을 통해 벌어들인 1차 소득수지는 엔화 가치 하락 효과로 늘어나 2조8261억엔 흑자를 냈지만, 무역 관련 적자를 메우지는 못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원자재 가격 급등과 엔화 약세에 따라 무역수지의 적자 추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기업이 해외 배당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으로 무역 적자를 만회하려는 기조가 강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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