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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좀 살려주세요”…북핵보다 무서운 대남방송 7개월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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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좀 살려주세요”…북핵보다 무서운 대남방송 7개월 [르포]
“강화도 좀 살려주세요”…북핵보다 무서운 대남방송 7개월 [르포]
인천시 강화군 당산리에서 직선거리 1.8㎞로 떨어진 북한 개퐁군 야산. 이곳 야산 봉우리에는 대남방송을 송출하는 확성기가 설치돼 있다. 인천=안재균 기자

6일 오전 9시 30분께 강화도 송해면 양오저수지. 저수지 조망권 중심으로 들어선 전원주택과 유럽풍 펜션 50여 가구가 눈에 띈다. 저수지 위로 피어나는 물안개의 아침 풍광은 도시민 마음을 홀리기에 충분하다. 한적한 시골마을을 꿈꾸는 귀촌·귀농을 꿈꾸는 도시민에게는 최적의 장소로도 손색없다.

하지만 도시민에게 선망의 대상인 이 농촌에는 7개월 전부터 인적이 끊겼다. 찾는 이가 줄어들면서 지역 경제도 풍비박산이 났다. 주민들은 모두 북한에서 보내는 대남방송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대남방송은 북한군이 남한을 향해 송출하는 선전방송이다. 현재 대남방송은 송출되는 북한 개풍군의 야산은 접격지역인 인천시 강화군 당산리와 직선거리 1.8㎞에 불과하다.

이날 새벽 3시를 넘어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오는 방송은 쇠 긁는 소리, 자동차 급브레이크를 밟을 때 나는 소리 등으로 일상생활을 어렵게 하는 소음들이다. 이 때문에 양오저수지를 중심으로 둘러싼 펜션은 간간이 들어오는 예약마저도 대남방송이 7개월째 이어지면서 끊긴 지 오래다. 펜션업을 하는 주민들은 예약보다 대남방송을 먼저 물어오는 전화에 한 숨이 먼저 나온다. 장시간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이러한 소음은 우울증을 유발하면서 심리적 치료까지 요구되고 있다.

강성규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지속해서 발생하는 야간 소음은 수면 방해로 이어지면서 피로감과 불안감 더 나아가 우울증까지 동반할 수 있다”이라며 “소음발생 원인 해결이 가장 우선 시 돼야 하고 심할 경우 심리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강화도가 공들이는 귀농·귀촌 사업 역시 차질을 빚고 있다. 강화군은 2021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돼 인구 유입 정책으로 귀농·귀촌을 권장하고 있다. 양오저수지 주변의 20여 가구가 들어설 주택 터들은 덩그러니 놓여있는 상태다.

서울경제신문이 귀촌 5년 차 김경선(67·송해면 양오리)씨는 “송해면에 땅을 기초 공사를 다 해 놓고도 건축계획을 취소한 곳이 50여 가구로 알려졌다”며 “평온한 귀촌 생활이 대남방송이 시작되면서 엉망진창이 됐다”고 토로했다.

“강화도 좀 살려주세요”…북핵보다 무서운 대남방송 7개월 [르포]
“강화도 좀 살려주세요”…북핵보다 무서운 대남방송 7개월 [르포]
대한민국 최초 자연사박물관인 ‘강화은암자연사박물관’에서 운영하는 야영장이 대남방송 피해로 운영 6년 만에 철거하고 있다. 인천=안재균 기자

대한민국 최초 자연사박물관인 ‘강화은암자연사박물관’ 역시 대남방송 피해에 벗어나지 못했다. 2001년 7월에 개관한 이곳 박물관은 세계의 희귀 곤충, 패류, 동물, 조류를 모아 전시하는 사립 시설로, 고(故) 이종옥 관장에 이어 아들인 이원융 관장이 2대째 운영하고 있다. 유명 관광지가 몰려 있는 강화 남단과 달리 접경지역인 북단에 있는 유일한 관광자원이다. 이에 6년 전부터 도심 아이들이 자연사를 더 다양하게 체험하도록 조성한 야영장은 대남방송으로 관람객이 찾지 않으면서 결국 철거를 결정했다.

이원융 관장은 “야영장은 보다 많은 아이들이 자연 생태계 변화를 체함할 수 있도록 만든 부대시설”이라면서 “대남방송이 언제 중단될지 기약할 수 없어 대한민국 최초 자연사 박물관에서 운영한 야영장을 결국 철거를 하게 됐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더 큰 문제는 주민 갈등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송해면 등 강화 북단 주민 대부분이 대남방송 피해를 호소하지만 방음창 설치 같은 선별 지원은 일부 주민만 해당되면서 ‘민-민’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김태중(62)송해면 주민자치위원장은 “대남방송 이후 심리적 불안감과 주민 갈등까지 발생하면서 평화롭던 농촌 마을이 말을 못할 정도로 피폐해 졌다”이라며 “대북방송과 대남방송과 같은 주민 불안을 부추기는 남과 북의 극한 대립을 멈춰 달라”고 호소했다.

서울경제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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