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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은 기온 변동 폭이 유달리 크고 늦추위가 찾아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5년 겨울철 기후특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올해 2월 사이 전국 평균 기온은 0.4도로 평년(0.5도)과 비슷하고 지난해보다 2.0도 낮았다.
다만 월별 특징을 살펴보면 날씨가 급격히 요동치거나 이례적인 ‘뒷북 한파’가 찾아오는 등 특이점이 다수 있었다.
1월의 경우 월 중순부터 북극 한파와 이상고온이 연달아 발생해 기온 변동폭이 매우 컸다.
1월 서울의 일평균기온 최저는 -9.7도, 최고는 5.2도로 14.9도의 큰 변동폭을 보였다. 이상고온 발생일도 총 6일에 달했다.
기상청은 1월 기온 변동이 컸던 원인으로 북극진동을 지목했다. 음의 북극진동(찬 대륙고기압 발달)에서 양의 북극진동(따뜻한 이동성고기압 영향)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에 찬 공기가 불어들어오다 말다를 반복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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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월에는 절기상 봄이 온다는 입춘(3일~10일), 얼음이 녹는다는 우수(18일~24일)에 일주일 이상 이어지는 강추위가 찾아왔다. 그 결과 2월 평균기온은 영하 0.5도로 최근 10년 사이 가장 낮았다.
이같은 늦추위가 발생한 것은 ‘우랄 블로킹’이 발달하면서 우리나라에 찬 바람이 지속적으로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블로킹은 특정 지역에 고기압이 장기간 정체하며 공기의 흐름을 막는 현상이다. 우랄산맥에 블로킹이 발생하면 우리나라 주변에 저기압이 발달하고 찬 북풍이 불어 들게 된다.
한편 차고 건조한 북풍이 자주 불며 강수량도 평년보다 적었다. 이번 겨울철 강수량은 39.6㎜로 평년 대비 43.6% 수준이었다. 특히 강원도와 경상도 지역에서는 강수량이 역대(1973~2024년) 하위 5위 이내에 속할 정도로 적었다.
다만 서해상에서 만들어진 눈구름 때문에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눈이 자주 쏟아졌다. 올 겨울 전국 눈일수는 21.9일로 평년보다 6일 많았다. 특히 설 연휴기간에는 수도권 및 충청, 전라 지역에 지난 겨울철 중 가장 많은 양의 눈이 내렸다.
‘눈폭탄’이 내린 배경에는 해수면 온도 상승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상 찬 북풍이 따뜻한 서해상을 지나면 해기차(해수면과 대기의 온도 차)에 의해 눈구름이 만들어지는데, 올 겨울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해수면 온도는 12.4도로 최근 10년 사이 두 번째로 높았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이날 “지난 연휴 비와 눈이 내리며 건조한 대기 상태가 일부 해소되기도 했지만, 봄철에는 여전히 산불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이상기후 현상을 면밀히 감시하고 신속한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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