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된 관세 전쟁의 격랑에 한국 대기업들이 ‘제3지대’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미국, 중국을 넘어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받는 인도다.
인도는 14억5000만명이 넘는 인구수 세계 1위다. 평균 연령이 29세로 전체 인구 중 25세 미만은 40%에 달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도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6.5%로 세계 주요국 중 가장 높을 것으로 봤다.

가장 최근 인도를 찾은 기업 총수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다. 구 회장은 2월 24일(현지시각)부터 4일간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벵갈루루와 수도 뉴델리를 방문해 연구개발(R&D)·생산·유통에 이르는 가치사슬 전반의 경쟁력을 점검했다.
구 회장의 인도 방문은 그룹 회장 취임 이후 처음이다. 또 LG그룹 회장이 인도를 방문한 건 2004년 구본무 선대 회장 이후 21년 만이다.
LG전자는 인도 노이다 공장에서 냉장고·세탁기·에어컨·오븐·정수기를 생산한다. 푸네 공장에서는 냉장고·세탁기·에어컨·TV를 출고하고 있다. 최근 공장 증설과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며 인도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해 7월 13일 인도 최대 경제도시 뭄바이(Mumbai)를 찾아 현지 IT 시장 상황을 살펴봤다. 삼성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인 인도 시장 공략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이 회장은 또 세계적 부호이자 인도 최대 기업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의 회장인 무케시 암바니의 막내아들 결혼식에 참석하며, 인도 네트워크에 공을 들였다.
삼성전자는 1995년 인도에 처음 진출했다. 현재 수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와 스리페룸부두르에서 생산 공장을 가동 중이다. 노이다 공장에선 스마트폰과 태블릿, 냉장고 등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인도법인은 2024년 매출 17조490억원, 순이익 1조484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보다 매출, 순이익이 각각 12%, 22% 증가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성장하는 인도 모빌리티 시장에서 ▲현지 생산 능력 확대 ▲시장에 유연한 제품 라인업 전략 ▲하이테크 신기술 적용 ▲전동화 생태계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는 인도 첸나이 1·2공장을 운용 중이고, 푸네 지역에 3공장(탈레가온 공장)을 건설 중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024년 10월 하리아나주 구르가온에 있는 현대차 인도 법인(HMIL)의 현지 증권시장 상장 기념식에 참석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도 면담을 갖고 인도와 현대차그룹의 다각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 회장은 당시 “인도기술연구소에서 인도 현지 개발 완결 체제를 구축해 글로벌 소형차 개발 허브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연구개발(R&D) 우수 인력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올해 첫 해외 사업장 방문지도 인도다. 신 회장은 2월 6일 인도 중서부 푸네시의 롯데웰푸드 하브모어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하브모어 푸네 신공장은 롯데웰푸드가 2017년 12월 하브모어를 인수한 이후 처음 증설한 생산시설이다.
인도는 약 17조원 규모의 제과 시장을 보유했다. 롯데웰푸드는 푸네 신공장을 통해 인도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신공장이 가동되면 자사 인도 빙과 매출은 2024년보다 15% 이상 늘 것으로 기대한다.
롯데웰푸드는 상반기 중 인도 건과 법인과 빙과 법인을 합병하고 공동 마케팅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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