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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성매매 사이트가 국내 대표 포털 네이버에 버젓이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유해 사이트들의 이름은 ‘부산달리기’나 ‘대구의밤’처럼 얼핏 성매매와 무관해 보이는 키워드로 조합된 경우가 많았다. 이 같은 상황이 방치될 경우 청소년들까지 무방비하게 해로운 정보에 노출돼 잘못된 가치관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기준 네이버에서 특정 키워드를 검색하면 성매매 업소 정보를 공유하는 불법 사이트가 최상단으로 정렬됐다. ‘부산달리기’ ‘대구의밤’ ‘오피뷰’ 등이 대표적이다. 성인 인증을 하지 않아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이들 사이트는 업종별·지역별로 성매매 업소 정보를 나눠서 제공하고 있었다. 성매매처벌법 제20조는 인터넷상에서 관련 업소를 광고하는 행위도 처벌 대상으로 규정한다.
국내 1위 검색 포털인 네이버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불법 성인 사이트들은 활황을 이루고 있다. 한 사이트에 올라온 제휴 성매매 업소의 홍보 게시물은 조회 수가 최대 18만 회에 달했다. 일부 게시물의 경우 댓글만 해도 20만 건을 훌쩍 넘겼을 정도다. 사이트와 텔레그램 등지에서는 업소별 구인·구직도 활발히 이뤄지는 상황이다.
유해 사이트들이 단속과 모니터링을 피해가는 수법도 점차 교묘해지고 있다. 각종 은어로 사이트 이름을 짓는 것은 물론 도메인을 주기적으로 변경하는 경우가 특히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사이트로 위장하는 사례 또한 늘었다. 최근 페이스북 역시 성매매 사이트로 연결되는 광고가 표출돼 논란이 일었다. 이들 광고에는 여성 사진과 성매매를 암시하는 표현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 인스타그램도 유사한 문제를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포털들이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에 등록된 성인어를 중심으로 검색 결과 필터링을 강화하고는 있지만 한계가 있다. 네이버는 모든 검색 결과를 즉각적으로 조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자체 모니터링을 통하거나 이용자의 신고가 접수되면 부적절한 웹사이트를 신속하게 처리하고 있다”면서도 “검색 수집 봇을 통해 자동으로 검색 결과를 수집하기에 사이트 자체의 유해성을 실시간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플랫폼이 콘텐츠 관리 문제에 소홀할 경우 아동·청소년들까지 가치관이 잘못 형성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한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네이버처럼 영향력이 강한 포털에서 관련 정보를 접하게 된다면 성매매가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행위인 것처럼 청소년들이 오인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실시간 모니터링에 대해 플랫폼의 책임을 더욱 강화해 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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