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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미국·우크라이나 간 광물 개발 협정에 서명할 준비가 됐다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의사를 얻어냈다고 공개적으로 알렸다. 2월 28일 정상회담 파행 때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과 설전을 벌였던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군사 지원 중단 압박을 받자 나흘 만에 백기를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미국 연방의회에서 가진 집권 2기 첫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조금 전 젤렌스키 대통령으로부터 중요한 서한을 받았다”며 “우크라이나는 미국 대통령이 편한 시간이면 언제든 광물협정에 서명할 준비가 돼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서한에 “우크라이나는 지속 가능한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협상 테이블에 앉을 준비가 돼 있다. 우크라이나 국민보다 평화를 더 원하는 사람은 없다”고 적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젤렌스키 대통령이 “나와 나의 팀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 지속 가능한 평화를 실현할 준비가 돼 있다. 우크라이나가 주권과 독립을 유지할 수 있도록 미국이 해준 일이 정말 소중하다”고 썼다고도 전했다. ‘백악관 설전’ 이후 나흘 만에 젤렌스키 대통령의 태도가 완전히 뒤바뀌었음을 공개적으로 뽐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고맙다”면서도 “러시아도 평화를 이루기 위해 준비돼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받았다”고 덧붙여 친러 발언을 이어갔다.
전문가들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전면 중단 조치가 젤렌스키 대통령의 굴복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공통적으로 내놓고 있다. 실제로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연설 전에 이미 X(옛 트위터)에 서한 내용과 유사한 글을 올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동의하면 1단계로 포로 석방과 공중·해상에서의 휴전을 즉시 시행할 수 있다”며 “백악관에서 있었던 만남이 예상했던 대로 진행되지 않아 유감이며 바로잡아야 한다”고 적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재블린(대전차 미사일)을 제공한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진 영상 연설에서도 “(미국의 원조 중단으로) 위험을 확인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한 야욕도 다시 한번 드러냈다. 그린란드는 희토류 등 광물자원과 석유·천연가스 등이 풍부하게 매장돼 있는 데다 미국 알래스카와 러시아 극동과도 마주하고 있어 경제·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적 안보를 위해 (그린란드가) 정말로 필요하다”며 “한 가지 방법, 아니면 다른 방법을 통해 그린란드를 가져와 안전하게, 부유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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