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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권 도시개발사업 공공기여 어디로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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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적인 민간주도로 사업을 추진할 경우 아파트 위주의 과밀한 도시개발로 인해 도로와 공원, 생활기반시설, 자족 용지 부족 등 난개발의 가능성이 있다.’

2023년 9월 24일 시 도시개발과가 용역서 제시한 민간도시개발사업 지침에 따라 북부권 종합발전계획을 추진할 뜻을 명확히 하면서 발표한 보도자료 내용의 일부다.

서구 오류·왕길동 민간도시개발 사업(예정)구역 토지주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사흘 전 북부권종합발전계획 수립 중단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던 터였다. 이들은 근거 없는 공공기여 기준으로 주민재산을 강탈한다는 주장도 성명서에 담았다.

북부권은 수도권매립지를 포함해 경인아라뱃길 북쪽 지역이다. 서구 오류·왕길동, 검단동, 불로·대곡동, 마전동, 당하동, 원당동, 검암·경서동 등지로 2026년 검단구로 분리될 지역이다. 계양구 계양1·3동 일부도 포함된다.

면적은 인천시 전체 면적의 6.5%인 69.21㎢로 2035년까지 검단신도시 14만7000명을 포함해 25만8000명이 유입될 전망이다.

시는 같은 달 인천연구원·㈜유신·㈜도담이앤씨 등에 공동용역을 맡겨 ‘북부권종합발전계획’을 세웠다. 북부권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 개발계획수립 없이 민간 도시개발사업 17곳(802만㎡)이 추진될 경우 난개발의 우려를 배제할 수 없던 탓이었다. 「표 참조」

시는 2040인천도시기본계획 내용대로 새 도시개발사업구역에 1ha당 200명 이하의 개발밀도를 엄격히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쾌적한 정주 여건을 마련하고, 주택 과잉공급을 막기 위한 조처였다.

▲ DK아시아가 민간 도시개발사업을 시행해 2024년 6월 준공한 한들부락 아파트 단지는 북부권 완충녹지 조성의 불씨로 작동했다.
▲ DK아시아가 민간 도시개발사업을 시행해 2024년 6월 준공한 한들부락 아파트 단지는 북부권 완충녹지 조성의 불씨로 작동했다.

DK아시아가 시행해 2023년 6월 준공한 북부권 첫 민간도시개발사업인 한들구역(4805세대)의 총인구밀도는 1ha당 218명이었다.

한들구역은 축구장 96개 크기의 북부권 완충녹지 조성의 불씨로 작동했다. 2021년 4월 아파트 공사현장을 둘러본 수분양자들은 왕복 6차로 맞은편에 수도권매립지 진입로가 있는 사실을 알아채고 환경영향평가 협의 기관인 한강유역환경청에 ‘소나기’ 민원을 제기했다.

수도권매립지 매립장과 1.5㎞밖에 안 떨어진 곳에 대단위 아파트 단지를 짓도록 환경영향평가를 협의한 한강청에 대해 비난의 화살을 쏘아댔다.

애먼 한강청은 인·허가권자인 인천시의 행정을 질타했다. 역시 DK아시아가 시행해 2024년 9월 준공한 검단3구역(1500세대)도 수도권매립지 매립장과 직선거리로 1㎞ 안팎이었다.

한강청은 더는 민간 도시개발사업에 대해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하지 않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시는 북부권 완충녹지 조성 계획으로 한강청을 달랬다. 2021년 9월 6일 서구 금곡동·오류동·왕길동·백석동 일원 82만2806㎡를 완충녹지와 주차장(1457㎡) 신설을 내용으로 하는 도시관리계획 결정안을 고시했다.

시는 2023년 11월 6일 주차장을 폐지하고 완충녹지를 68만2231㎡로 축소하는 내용을 담은 도시관리계획 결정 변경안을 공고했다.

▲ DK아시아가 시행해 조성한 검단3 도시개발사업구역 안 아파트 단지 역시 수도권매립지와 직선거리로 1㎞밖에 안 떨어져 있다.
▲ DK아시아가 시행해 조성한 검단3 도시개발사업구역 안 아파트 단지 역시 수도권매립지와 직선거리로 1㎞밖에 안 떨어져 있다.

시는 북부권 내 도시개발사업 연계와 재정확보 여건 등을 고려한 변경으로 밝혔지만, 도시개발사업 시행사의 낮은 보상가를 우려한 땅 주인의 반발이 주요 원인이었다.

토지주와 시민단체의 ‘근거 없는 공공기여 기준으로 주민재산 강탈’ 주장에도 시는 일침을 놓았다.

오류동·왕길동을 중심으로 벌어진 도시개발사업은 자연녹지를 제2종 일반주거로 용도변경을 전제로 했다. 평균 용적률이 80%에서 180%로 높아졌다.

용적률이 상승하면서 토지 가치는 2배 이상 불어났다. 용적률 증가가 10~20% 수준인 원도심권 재개발사업과 비교하면 엄청난 개발이득이 가능했다.

시는 오류·왕길동을 축으로 한 도시개발로 인구가 17만 명정도 인구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도로와 완충녹지, 생활 SOC 등 기반시설을 갖추려면 설치비만 해도 대략 1조 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개발사업자의 분담률은 고작 12%인 1200억원 수준이었다. 나머지 8000억~9000억 원은 모두 세금으로 메꿔야 할 판이다.

▲ 인천시는 2035년까지 검단하수처리구역에 4289억원을 투입해 하수관로와 하수종말처리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사진은 하수와 빗물이 그대로 흘러드는 검단3구역 앞 도랑.
▲ 인천시는 2035년까지 검단하수처리구역에 4289억원을 투입해 하수관로와 하수종말처리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사진은 하수와 빗물이 그대로 흘러드는 검단3구역 앞 도랑.

북부권 검단 하수처리구역의 하수관로 설치비와 처리시설 증설비 등으로 2035년까지 4289억여원이 들지만, 원인자인 도시개발사업자의 부담금은  30.7%인 1319억원가량이다.

2010년 4월 착공해 2024년 11월 완공 목표였던 검단산업단지~검단우회도로 간 2.9㎞ 도로확장 공사(사업비 682억7000만원)의 공정률은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한들구역도시개발조합은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백석고가교(길이 840m, 폭 11m) 철거와 방음벽(길이 670m) 설치를 내용으로 하는 교통소음 개선사업(총사업비 206억 원) 지원비는 20억 원 뿐이다.

▲ 2024년 11월 준공 목표였던 검단산업단지~검단우회도로 간 도로확장 공사의 공정률이 43%를 보이고 있다.
▲ 2024년 11월 준공 목표였던 검단산업단지~검단우회도로 간 도로확장 공사의 공정률이 43%를 보이고 있다.

시는 북부권 도시개발사업 시행자의 ‘찔끔’거리는 공공기여를 DCRE의 용현·학익1블록 도시개발사업에 빗댄다.

DCRE는 광역교통개선대책 부담금 2000억 원과 공공기여 2000억 원(미추홀구 신청사·복합문화커뮤니티센터 건축비)을 부담한다는 점을 시는 강조한다.

북부권 도시개발사업의 한가운데에 DK아시아가 있다. 한들3·왕길1·왕길3·검단3(5블록1롯트)·검단1-1·검단5·불로1·블로3 등 2~3단계에 걸쳐 총 3만1600여 세대의 아파트 단지 조성을 구상하고 있다. 북부권 도시개발사업구역 17군데 중 절반 이상이 DK아시아가 시행한다. 공공기여는 찔끔거리면서…

/박정환 선임기자 hi21@incheonilbo.com

인천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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