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6624달러로 집계되면서 1년 전보다 1.2% 증가했다. 경제성장률은 앞서 발표된 속보치와 동일한 2.0%를 기록했다. 국민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GNI는 3.5% 성장하면서 2년 연속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4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증가율은 작년(1.4%)보다 0.6%포인트(p) 확대됐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endemic·감염병의 풍토병화) 시기인 2021년(4.6%), 2022년(2.7%)과 비교하면 저조한 실적이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전기가스수도업의 증가 폭이 2023년 -2.9%에서 지난해 4.2%로 확대되면서 가장 크게 성장했다. 제조업(1.7%→4.0%)도 높은 증가율을 보이면서 성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건설업(3.1%→-2.8%)은 생산량이 축소됐고, 서비스업(2.1%→1.6%)은 증가세가 둔화됐다. 농립어업(-2.6%→0.8%)은 감소세를 벗어났지만 소폭 증가에 그쳤다.
지출항목별로는 수출이 2023년 3.6%에서 지난해 7.0% 확대되면서 가장 큰 증가율을 보였다. 정부소비(1.3%→1.8%)와 설비투자(1.1%→1.6%)도 증가 폭이 확대됐다. 그러나 민간소비(1.8%→1.1%) 증가세가 둔화됐고, 지난해 증가 전환했던 건설투자(1.4%→-3.0%)는 감소로 돌아섰다. GDP 성장률에 대한 재고증감의 기여도는 -0.5%p로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GDP 성장률(전기대비)도 속보치와 동일한 0.1%로 나타났다.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2~4분기(-0.2%, 0.1%, 0.1%) 내내 0.1%를 밑돌았다. 한은은 “속보치 추계시 이용하지 못했던 분기 최종 월의 일부실적치 자료 등을 반영한 결과, 수출(+0.5%p), 정부소비(+0.2%p), 수입(+0.2%p) 등이 상향 수정된 반면, 건설투자(-1.3%p), 설비투자(-0.4%p) 등은 하향 수정됐다”고 했다.
지난해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3.5% 증가했다. 2023년(2.2%)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GNI는 전체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 이자, 배당 등 모든 소득을 합친 것으로,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지난해 우리나라 실질 구매력이 개선됐다는 의미다.

우리 국민이 외국에서 번 소득에서 외국인이 국내에서 번 소득을 뺀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2024년 38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31조6000억원으로 감소했지만, 교역조건 개선으로 같은 기간 실질 무역손실이 -91조4000억원에서 -53조1000억원으로 축소되면서 실질 GNI가 증가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지난해 명목 GDP는 2549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2% 늘었다. 미 달러화 기준으로는 1.6% 성장한 1조8689억달러다. 명목 GNI 증가 폭은 원화 기준 5.8%, 달러 기준 1.3%다.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42조1000억원에서 36조1000억원으로 줄면서 명목 GDP 성장률을 밑돌았다. 지난해 1인당 GNI는 원화 기준 4995만5000원, 미 달러화 기준 3만6624달러로 집계됐다. 각각 전년대비 5.7%, 1.2% 늘었다.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대비 4.1% 상승했다. 2023년(1.9%)과 비교하면 두 배 수준으로 커졌다. 외환 위기였던 1998년(4.5%) 이후 가장 큰 상승률이다. GDP 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것으로, 국민소득에 영향을 주는 모든 물가요인을 포괄하는 종합적인 물가지수다.
저축률은 35.1%로 전년 대비 1.6%p 확대됐다. 최종소비지출 증가율(3.3%)이 국민총처분가능소득(5.8%) 증가율을 밑돈 영향이다. 국내총투자율은 2023년 31.8%에서 지난해 30.0%로 축소됐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