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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시간제로 처음 일했던 비정규직 근로자 중 절반이 시간당 임금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받지 못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상당수 60세 이상 여성이 포함된 시간제 일자리는 앞으로도 계속 늘 상황인만큼 이 일자리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
5일 한국노동연구원의 노동리뷰 2월호에 실린 ‘2024년 비정규직 노동시장의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신규 시간제 비정규직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1만1422원이다. 하지만 이들 중 50%가 최저임금 미만의 시간당 임금을 받았다. 신규란 근속기간이 1년 미만인 취업자다. 신규 시간제 비정규직의 최저임금 미만율 50%는 신규 전일제 비정규직 근로자의 최저임금 미만율 15.5%와 비교하면 3배가 넘는다.
50%나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 이유는 이들의 일자리 형태 탓이다. 이기쁨 노동연구원 책임연구원과 보고서를 함께 쓴 지상훈 책임연구원은 “50%가 엄밀하게 최저임금 미만율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부 노인 일자리와 같은 최저임금 미만 일자리, 응답자 등 다양한 상황이 영향을 끼쳤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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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이 상황이 최저임금 수준과 관계가 있다고 추정했다. 최저임금 인상률의 임금 수준 영향이 여러 고용 형태 중 신규 시간제 비정규직에서 크다는 점을 입증했다. 보고서는 “신규 시간제 비정규직과 달리 전일제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 증가율은 최저임금에 영향을 덜 받았다”며 “작년 신규 시간제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 감소 이유 중 하나는 작년 최저임금 인상폭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최저임금 인상률은 2.5%로 역대 두번째로 낮았다. 2022~2023년 평균 5% 대비 절반 수준이다.
우려는 시간제 근로자의 증가세다. 작년 8월 기준 비정규직은 전년동월 대비 33.7만 명 증가한 845.9만 명이다. 이로 인해 임금 근로자 중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이 38.2%로 2021년 이후 3년 만에 최고다. 비정규직은 정규직에 비해 질 나쁜 일자리로 평가된다. 특히 비정규직의 세가지 형태 중 하나인 시간제의 증가세가 심상찮다. 시간제는 전년 동기 대비 38.3만 명 늘은 425.6만 명을 기록했다. 비정규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3%로 처음 50%를 넘었다. 규모와 비중 모두 역대 최대다. 이 일자리에는 60세 이상 고령 여성자가 상당수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시간제 중에서도 비정규직의 작년 월 평균 임금 증가율은 3.9%로 전체 시간제 임금 증가율 7%의 절반 수준이다. 전일제 비정규직의 임금 증가율 7.1%와 비교해도 눈에 띄게 낮다. 게다가 시간제 비정규직은 50.4%가 사회보험 중 하나인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 임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에서 얇은 사회안전망 안에 있거나 이 안전망 밖에 머물고 있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시간제 비정규직 근로자 상당수는 여전히 사회보험에 가입하지 못하고 근로복지 수혜율도 낮았다”며 “이들이 노동조합에 있는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비율은 늘었지만, 실제 가입률은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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