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C뉴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가뭄 상황에서도 식물의 뿌리는 물을 찾아 더 깊고 곧게 자라며, 이러한 발견은 가뭄에 강한 작물 개발의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영국 노팅엄대의 라훌 보살 교수와 중국 상하이 자오퉁대의 궈창황 교수팀은 식물 호르몬 아브시스산(ABA)이 뿌리의 성장 방향을 조절하여 물을 찾아가는 메커니즘을 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했다. 이 메커니즘은 벼와 옥수수 실험에서 밝혀졌으며, 가뭄에 강한 곡물 작물 개발의 새로운 길을 제시한다.
가뭄은 세계 식량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으며, 최근 10년 동안 가뭄으로 인한 농작물 손실은 약 300억 달러에 이른다. 연구팀은 농작물의 물 부족 대응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며, ABA가 가뭄 내성에 중요하지만 곡물 작물의 뿌리 시스템 구조를 조절하는 메커니즘은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식물의 뿌리는 토양과 상호작용하며 물을 찾는 기관이다. 가뭄 시 표토의 물이 고갈되면 더 깊은 땅속에서 물을 얻어야 하며, ABA는 이러한 환경 적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벼와 옥수수의 유전자를 조작해 ABA 생성을 억제한 후 가뭄 환경에서 정상적인 식물 뿌리의 성장과 비교했다.
실험 결과, ABA가 옥신(auxin) 생성을 촉진해 가뭄 상황에서 뿌리가 중력을 따라 더 가파르게 자라는 뿌리 중력 굴성을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ABA 생성을 차단한 식물은 뿌리 중력 굴성이 약해져 뿌리가 넓은 각도로 퍼지면서 자랐다. 외부에서 옥신을 추가 공급하자 뿌리 중력 굴성이 회복되어 땅속으로 곧게 자랐다. 이는 ABA에 의해 조절되는 옥신이 뿌리 성장에 핵심적인 역할을 함을 시사한다.
보살 교수는 “식량 불안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식물의 성장을 제어하는 메커니즘을 더 잘 이해할수록 식물이 가뭄을 더 잘 견디고 수확량을 개선할 수 있는 시스템 설계에 다가갈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벼와 옥수수뿐 아니라 다른 곡물 작물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가뭄 저항성 작물 개발의 기반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러한 발견은 가뭄으로 인한 농작물 손실을 줄이고 세계 식량 안보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출처 : Current Biology , Rahul Bhosal et al., ‘ABA-auxin cascade regulates crop root angle in response to drought’,
▮ CBC뉴스ㅣCBCNEWS 한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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