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한 이마트에 이어 홈플러스까지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면서, 대형마트 업계의 위기가 인천 원도심 상권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통시장, 소상공인들과 갈등하며 벌써 30년 가까운 역사를 쓴 지역 대형마트들은 애증 속에서 원도심 경제 핵심지에 뿌리를 박고 있다.
이마트는 실적 개선을 위해 애쓰고 있고 홈플러스 역시 정상 영업 소식을 알렸으나 다른 도시들에선 이미 원도심을 중심으로 문을 닫는 점포들이 늘고 있다.
4일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홈플러스는 매출 기준 국내 대형마트 2위 업체라 업계 내 충격이 컸다.
신세계그룹 계열 이마트와 함께 국내 대형마트 시장을 이끌어왔다는 평가와 동시에 최근 수익성 악화에 대형마트 양대 산맥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199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홈플러스는 2023 회계연도에 영업손실 1994억원 적자를 냈다. 롯데마트 경우 영업이익이 25.5% 감소한 650억원에 그쳤다.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 신청 소식이 전해지자, 마트 현장에서는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이다.
미추홀구 홈플러스 한 매장에서 옷집을 운영하는 상인은 “기업회생 절차 관련해 들은 얘기는 없다. 정상 영업을 하고 있고 3월 들어 세일 행사로 손님도 있어서 체감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인천에는 1998년 계양구 내 ‘까르푸’가 생긴 뒤, 지난 27년 동안 대형마트는 원도심 경제를 주도하는 중심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인천지역 대형마트들 영업개시일을 살펴보면 전체 25곳 중 18곳(68%)은 2010년 이전에 문을 열었을 정도다. 나머지도 2010년 초반 지어진 것들이다. 신도시 권역 대형마트는 송도와 청라 등지에 4~5곳에 불과하다.

인천에선 구체적인 소식은 아직이나, 시장 변화로 지난 4년 동안 전국에선 25곳 대형마트 3사(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매장이 폐점했다.
당장 홈플러스만 해도 지난 2021년부터 자산 유동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대전과 대구, 부산, 안산에서까지 폐점을 진행했다.
부산 등에선 사라진 대형마트 자리에 주상복합 아파트 등을 짓는 추세다.
2017년 창고형 할인점인 코스트코가 송도에서 영업을 시작한 이후부턴 사실상 기존 대형마트 형태의 진출은 인천에선 명맥이 끊겼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대형마트 폐점 시도가 북상해 인천까지 올 경우에 대비한 정책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2024년 4월 한국은행 ‘경제분석 2024년 1호’에 실린 ‘대형마트 폐점이 주변 상권 매출에 미치는 영향’ 논문을 보면, 마트 폐쇄가 주변 상권 매출 하락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마트 폐점이 유동 인구를 감소시켰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진의 판단이다. 연구 대상이 된 폐점 매장들은 주로 원도심에 위치해 있다.
지역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형마트 3사 인천 점포 가운데 전국 매출 하위권들이 적지 않아 예전부터 사정권이라는 게 업계 판단이다”라고 말했다.
/김원진·박예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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