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3일 여당 지도부들을 만나 “집권당 의원들 개인 행동이 지금의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단합’을 최우선 과제로 조언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오후 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권영세 비대위 출범 이후 당 지도부가 박 전 대통령을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이날 예방 직후 브리핑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여러 차례 윤석열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수감돼서 이러한 상황을 맞게 된 것에 대해 맘이 무겁고 국가 미래 위해 여당이 단합해줬음 좋겠다라는 말을 전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박 전 대통령은 여당에서 어려울 땐 대의를 위해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면서 “개인의 소신이 항상 있을 수 있지만 집권당의 대표가 소신이 지나쳐서 사사건건 대립각 세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개인 행동 지나치면 상황 더 어렵게 할 수 있다고도 조언했다”고 전했다.
또 국론이 양극단으로 분열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집권 여당으로서 민생을 끝까지 책임져주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신 수석대변인은 질의응답에서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관련 언급 여부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은) 탄핵심판 결과가 어떻게 나든 간에 국론이 분열될 가능성이 있고 대립돼서 상황이 매우 어려워지지 않을까 걱정이 많이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날 예방에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 과정에서 탄핵소추위원장을 맡았던 권 원내대표가 처음으로 박 전 대통령을 찾는 자리이기도 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박 전 대통령에게 “마음 아프게 해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고, 이에 박 전 대통령은 “다 지난 일인데 개의치 말고 나라 위해 열심히 일해달라”고 했다.
이날 자리에는 김상훈 정책위의장, 신동욱 수석대변인, 강명구 비대위원장 비서실장, 최은석 원내대표 비서실장, 유영하 의원 등도 함께 동행했다.
앞서 권 비대위원장과 권 원내대표는 이명박 전 대통령도 차례로 예방한 바 있다. 보수 정당이 배출한 전직 대통령을 잇달아 면담하는 데는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 다지기의 일환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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