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C뉴스] 초고에너지 중성미자가 검출되면서 우주 물리학에 새로운 장이 열렸다. 이탈리아 시칠리아 인근 지중해 3,450m 깊이에서 활동 중인 ‘큐빅 킬로미터 중성미자 망원경(KM3NeT)’ 공동연구단은 기존 최고 에너지보다 30배 높은 220 페타전자볼트(PeV)의 중성미자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 중성미자는 우리은하 외부에서 온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기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KM3NeT는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 21개국의 68개 기관에서 360여 명의 과학자와 기술자가 참여하고 있는 대규모 연구 프로젝트이다. 연구단은 고에너지 중성미자를 연구하기 위해 지중해 심해에 ‘ARCA’ 검출기를, 프랑스 툴롱 해안에는 ‘ORCA’ 검출기를 설치하여 중성미자 관측을 진행 중이다.
중성미자는 전하가 없고 질량도 거의 없어 일반 물질과의 상호작용이 극히 드물기 때문에 검출이 매우 어렵다. 이런 특성 때문에 중성미자는 ‘유령 입자’로 불리며, 우주의 비밀을 풀어줄 중요한 메신저로 여겨진다. 이탈리아 국립 핵물리학연구소의 로사 코니글리오네 박사는 “중성미자는 우주의 특별한 메신저로, 에너지가 가장 높은 현상과 관련된 독특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포착된 중성미자는 검출기에 배치된 광학 모듈이 뮤온 입자가 물을 통과할 때 생성하는 빛을 감지함으로써 발견됐다. 연구팀은 작년 2월 13일 포착된 신호를 분석한 결과, 뮤온 입자의 에너지가 약 120 PeV에 달하며, 이를 생성한 중성미자의 에너지는 약 220 PeV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 관측된 중성미자 중 에너지가 가장 높은 것으로, 초고에너지 중성미자의 존재를 처음으로 확인한 사례다.
연구진은 중성미자가 우리은하 밖에서 날아온 것으로 보이며, 그 방향을 토대로 12개의 활동성 은하 중심을 잠재적인 발생원으로 지목했다. 그러나 중성미자의 천체 물리학적 근원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와 함께, 중성미자가 우주선이 우주 마이크로파 배경의 광자와 상호작용해 생성된 ‘우주 기원’ 중성미자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의 파스칼 코일 박사는 “이 연구 결과는 수백 PeV의 초고에너지 중성미자를 처음 탐지함으로써 중성미자 천문학의 새로운 장과 우주에 대한 새로운 관측 창을 열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견은 우주 물리학 연구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며, 앞으로도 중성미자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 출처 : Nature, The KM3NeT Collaboration et al., ‘Observation of an Ultra-High-Energy Cosmic Neutrino with KM3NeT’,
(기사발신지=연합뉴스)
▮ CBC뉴스ㅣCBCNEWS 한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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