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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금리인상 기대감에 치솟는 엔화가치… 韓 경제 득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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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엔화 가치가 연일 오르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장중 한때 150엔 밑으로 떨어졌고, 원·엔 환율은 980원에 육박했다. 엔화 가치 상승은 우리나라 수출과 여행수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가속화돼 국제금융시장이 출렁일 가능성도 있다.

◇ 日 기준금리 0.5%,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

2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달러·엔 환율은 지난달 20일 장중 149.39엔까지 떨어지면서 작년 12월 9일 이후 처음으로 150엔 밑으로 내려왔다. 이후에도 하락세를 지속해 26일 오전 한때 148.63엔까지 떨어지면서 작년 10월 11일 이후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28일에는 미국이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부과를 예고하면서 환율이 다시 150엔을 소폭 상회했다.

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원·엔 환율도 급등하고 있다. 28일 원·엔 재정환율은 장중 100엔당 979원대까지 치솟으면서 2023년 5월 7일(장중 995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트럼프 당선 직후인 1월 말 915원까지 내려갔던 점을 감안하면 한 달 만에 65엔 가까이 올랐다.

엔화 가치가 오른 것은 일본의 물가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일본은행(BOJ)이 상반기 중 금융정책회의(금정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4.0% 올라 작년 10월(2.3%) 이후 넉 달째 상승했다. 상승률은 2023년 1월(4.4%) 이후 가장 컸다.

BOJ가 금리를 인상한다면 일본은 2월에 이어 상반기에만 두 차례 기준금리를 올리게 된다. BOJ는 2월 금정위에서 기준금리를 종전 0.25%에서 0.5%로 인상한 바 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 이후 약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추가 인상으로 금리가 0.75%까지 오른다면 1995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다.

BOJ 안팎에서는 기준금리를 1%까지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무라 나오키 심의위원은 지난달 6일 “2025년도(2025년 4월~2026년 3월) 후반에는 금리를 적어도 1% 정도까지 올려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9일에는 다카타 하지메 심의위원이 “(경제)전망이 실현돼가면 기어 변속을 진행할 국면”이라면서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했다.

◇ 円 강세, 韓 수출엔 긍정적이지만… ‘블랙먼데이’ 재현 가능성

시장에서는 엔화가치 상승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우선 원화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일본과 경합하는 수출기업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작년 12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최대 수출 경쟁국은 일본으로, 양국의 10대 수출 주력 품목 중 9개 품목이 중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반도체와 자동차·부품, 선박, 의료·정밀·광학기기 등이 포함됐다.

부산항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뉴스1
부산항에 수출용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뉴스1

만성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여행수지가 개선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은에 따르면 작년 12월 여행수지는 9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면서 전달(-7억6000만달러)보다 악화됐다. 겨울방학 등 해외여행 성수기 영향으로 적자 폭이 확대된 것인데, 엔화 가치가 오르면 일본여행이 줄어서 여행수지가 개선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엔화가치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일본의 금리 인상으로 지난해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던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다시 재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엔캐리 트레이드란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달러 등 고금리 통화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작년 8월 한은은 전체 엔캐리 자금 잔액 506조6000억엔(4708조원)의 6.5%인 32조7000억엔(약 304조원)이 청산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엔화가치 상승은 수출 경쟁력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그간 슈퍼 엔저(円低)로 인해 일본 증시로 쏠렸던 관심이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로 분산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달러·엔 환율이 120~130엔까지 떨어진다면 엔캐리 청산이 구체화될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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