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연구팀이 고대 화성에 마치 휴양지 같은 바닷가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24일(현지 시각)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중국 광저우대 ·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공동 연구팀은 이날 과학 저널 미 국립과학원 회보(PNAS)에서 중국 화성 탐사로버 ‘주룽'(祝融)으로 지하 영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데이터에서 고대 화성 북반구의 바다 존재를 강력히 시사하는 지표면 아래 숨겨진 퇴적층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데이터는 지구 해안선에서 얻은 결과와 비슷했다. 한 마디로 고대 화성에 지구의 휴양지같이 햇볕이 내리쬐는 백사장이 있었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는 곧 상당한 양의 물과 생명체가 살기 좋은 환경이 있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주룽은 지난 2021년 5월 화성 북반구 유토피아 평원(Utopia Planitia) 남부에 착륙해 지질 탐사를 통한 고대 화성의 물과 얼음의 흔적을 찾고 있다.
앞서 화성으로 보내진 탐사선들과 달리 주룽은 저주파와 고주파 레이더를 모두 사용해 지하 암석을 식별하는 지표 투과 레이더(GPR)를 탑재하고 있다. 이 덕분에 대기가 더 두껍고 기후가 따뜻했던 40억 년 전 고대 해안선으로 추정되는 지역 1.9㎞를 이동하며 지표면 아래 최대 80m까지 탐사했다.
연구팀은 레이더 이미지에서 전체 이동 경로를 따라 두꺼운 퇴적층을 확인했다. 이 퇴적층은 모두 지구의 해안 퇴적층 각도와 거의 동일하게 약 15도 각도로 해안선으로 추정되는 위쪽을 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거 화성에 경사진 해안선을 따라 퇴적물을 분산시키는 파도 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큰 바다가 있었음을 시사한다.
이는 화성이 한때 지금보다 훨씬 더 습한 곳이었으며, 화성 북극 대부분이 바다로 덮여 있었다는 기존 가설을 더욱 뒷받침하기도 한다.
논문 교신저자인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마이클 맹거 교수는 “이 퇴적물 구조는 모래 언덕이나 충돌 분화구와도 다르고, 용암이 흘러내린 것처럼 보이지도 않는다”며 이 지형들의 방향과 경사는 오랜 기간 바다에 의해 형성된 모래 해변 지층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다만 논문 공동저자인 벤자민 카르데나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박사는 야자수와 갈매기를 제외하더라도 화성의 날씨는 지구와 비교해 매우 추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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