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국으로 마무리됐다.
지난 28일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거친 설전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일방적인 우크라이나 종전 구상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면박했으며, 여기에 J.D. 밴스 미국 부통령까지 가세해 압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압박에 굴하지 않고 러시아와 휴전하려면 침공을 막을 확실한 안보 보장이 필요하다고 강력하게 주장했으나, 결국 아무 소득 없이 백악관을 나섰다.
이하 트럼프 대통령, J.D. 밴스 부통령, 젤렌스키 대통령의 대화.
트럼프 대통령: 푸틴에 대한 젤렌스키의 혐오 때문에 내가 협상을 타결하는 게 매우 어렵다.
젤렌스키 대통령: 푸틴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불법으로 병합한 이후 체결된 민스크 평화협정을 깨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푸틴은 살인자이자 테러리스트다. 살인자와 우리 영토에 대해 어떤 양보도 해선 안 된다.
JD 밴스 부통령: 백악관에 와서 미국 언론 앞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는 당신은 무례하다. 당신은 이 회견에 초대해 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 감사하다는 말은 여러 번 했다. 우크라이나를 와본 적이 있느냐? 우리의 문제를 봐달라. 우리는 확실한 안보 보장이 필요하다. 러시아의 위협은 언젠가 미국에도 문제가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신은 그런 말을 할 위치에 있지 않다. 당신은 손에 쥔 카드가 없다. 당신은 지고 있다. 우리의 군사 장비가 없었다면 이 전쟁은 2주 만에 끝났을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 난 푸틴한테 3일이라고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 (젤렌스키 대통령의 목소리를 흉내내며) 난 휴전을 원치 않는다. 난 휴전을 원치 않는다.
젤렌스키 대통령: 내 말 좀 들어봐라.
트럼프 대통령: 당신이 합의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빠질 것이다. 우리가 빠지면 당신은 (러시아와) 싸워서 해결해야 할 것이며 그건 아름답지 않을 것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문제가 된 정상회담 후 합동 기자회견을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 간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아 기자회견은 물론 미국이 강하게 요구해 진행된 ‘광물 협정’의 서명식도까지 모두 취소됐다. 미국 역사상 대통령이 파트너 정상에게 이토록 공개적으로 적대적인 태도를 보인 사례는 없었다.
서규식 에디터 / kyusic.s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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