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창업주가 쌍방울 대표이사에 올랐다. 쌍방울을 인수한 후 한 달 만에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이다. 실적 부진과 상장폐지 위기, 각종 구설수로 몸살을 않아온 쌍방울이 정운호 대표 체제 아래 정상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경영권 인수 후 곧바로 전면 등장
쌍방울은 27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신규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신규 사내이사로는 정운호 대표를 포함해 윤의식 전 비비안 부사장, 김용관 쌍방울 영업본부장 등 3명이 합류했다.
신규 사외이사로는 김은희 전 네이처리퍼블릭 마케팅 팀장, 최광해 전 우리금융연구소 부소장, 양창신 전 대법원 법원부 이사관, 노재완 우리회계법인 회계사 등 4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 중 최광해 전 부소장은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장을 지낸 관료 출신으로, 현재 네이처리퍼블릭 사외이사도 겸임하고 있는 인사다. 김은희 전 팀장과 함께 네이처리퍼블릭과 인연이 인사들이 대거 이사회에 합류했다.
쌍방울은 임시주총 직후 대표이사 변경 소식도 전했다. 이형석 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나고 신규 대표이사로 정운호 대표가 선임됐다는 내용이었다.
정 대표는 화장품 기업인 네이처리퍼블릭의 창업주다. 이달 중순까지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이사를 맡다가 이번에 쌍방울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이는 쌍방울의 경영권을 인수한 데 따른 행보로 보인다.
쌍방울의 최대주주는 지난달 20일자로 광림에서 세계프라임개발로 변경됐다. 세계프라임개발은 정 대표가 지분을 40% 보유한 부동산 임대 회사다. 세계프라임개발은 광림이 보유하던 지분 12.04%를 70억원에 양수하면서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쌍방울은 네이처리퍼블릭의 관계사로 편입됐다.
경영권을 확보한 지 한 달여 만에 정 대표는 이사회를 대거 개편하고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그는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정 대표는 취임사에서 “쌍방울을 단순한 회생이 아닌 과감한 혁신과 강력한 개혁을 통해 더 강한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미래 지향 혁신 경영 △브랜드 재탄생 및 사업 다각화 △재무구조 혁신 △인재 중심 조직 문화 혁신 △지속 가능 경영 및 사회적 책임 실천이라는 5대 전략을 발표했다.
또한 “현재 쌍방울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면밀히 검토해 기존 사업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최신 트렌드에 맞는 신규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트라이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하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경영정상화 발판 만들까
정 대표는 중저가 화장품 업계에서 성공신화를 써온 인사다. 2003년 화장품 업체 더페이스샵을 창업해 성공을 거둔 뒤 회사를 LG생활건강에 매각했다. 이후 2010년 네이처리퍼블릭을 설립해 국내 5위 브랜드숍으로 키우기도 했다.
그러나 2015년 원정도박 혐의로 구속되면서 그간 쌓아온 평판이 크게 흔들렸다. 이후 복역하던 중 법조계 로비와 횡령·배임 혐의가 추가로 드러나 4년간 수감 생활을 한 바 있다. 그는 2019년 말에 출소한 뒤 2020년 3월 네이처리퍼블릭 경영에 복귀했다.
실적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던 네이처리퍼블릭은 오너의 경영 복귀 이후, 매장 효율화, 신사업 육성, 온라인 및 해외시장 개척 등에 나서면서 돌파구를 찾았다. 네이처리퍼블릭은 2022년 7년 만에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23년에도 영업이익 흑자기조가 이어졌다. 다만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론 4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 다시 적자전환한 상태다.
시장에선 정 대표가 쌍방울 경영에 등장한 것과 관련해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교차하고 있는 모습이다. 정 대표는 쌍방울 인수를 계기로 각 사업이 갖고 있는 유통과 생산 채널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겠다는 각오다. 아울러 패션과 뷰티를 결합한 신사업을 통해 사업 시너지를 높이고 글로벌 사업 확장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쌍방울은 국내 대표적인 속옷브랜드 기업이다. 트라이(TRY)와 여성 란제리 샤빌, 어린이 속옷브랜드 크리켓 등을 운영하고 있다. 쌍방울은 대북 송금 사건 구설수와 김성태 전 회장의 각종 비위 의혹 등으로 최근 3년간 큰 부침을 겪은 기업이다.
쌍방울은 김 전 회장의 횡령 및 배임 사건 여파로 2023년 상장폐지 사유가 주식거래가 정지됐다가 최근 증시 퇴출 통보까지 받았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11일 상장공시위원회를 열고 쌍방울에 대한 상장폐지를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쌍방울은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한 상태다.
일련의 사태를 겪으면서 쌍방울의 실적과 브랜드 신인도는 크게 타격을 받은 상태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쌍방울의 누적 매출액 650억원, 영업손실 13억원, 당기순손실 121억원을 기록했다. 정 대표는 실적 개선과 대외 신인도 회복, 재무구조 개선 등 다양한 숙제를 부여받았다. 과연 쌍방울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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