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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일본, 출국세 3~5배 인상 검토…여행객 부담 커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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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경제] 일본 정부가 출국 시 부과하는 ‘국제관광 여객세(출국세)’를 대폭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2019년 1월 도입된 국제관광 여객세는 일본에서 해외로 떠나는 모든 여행객(외국인·일본인 포함)에게 1인당 1000엔을 부과해 왔다. 그런데 최근 관광객 증가세가 가파르게 이어지면서 이 세금을 최대 3~5배까지 높이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인상 폭과 활용처의 확대 여부를 둘러싼 논의는 일본 집권 자민당 내부에서 이미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맑은 날 바라본 후지산 풍경ⓒ포인트경제 박진우 특파원
맑은 날 바라본 후지산 풍경ⓒ포인트경제 박진우 특파원

당초 국제관광 여객세는 일본 방문객 유치 홍보나 관광지 정비 등 제한된 용도에만 쓰였다. 그러나 외국인 방문객이 급증해 이른바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 문제가 심화되자, 일본 정부는 늘어난 관광 세수를 보다 폭넓게 활용하기 위해 인상을 검토 중이다. 실제로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따르면, 현재 인상 세액으로 3000엔 혹은 5000엔 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는 일본보다 출국세가 높은 호주(약 7000엔)나 이집트(약 3750엔)의 사례를 감안한 것이다.

인상 논의의 배경에는 단연 외국인 방문객 증가가 자리 잡고 있다. 일본 정부 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일본을 찾은 외국인은 무려 3687만 명에 달했다. 지난해 대비 대폭 늘어난 수치로, 월 기준으로 봐도 올해 1월에만 378만 명이 일본을 방문해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한국인 관광객의 비중이 두드러진다. 작년 한 해 동안 약 882만 명의 한국인이 일본을 방문해 전체 외국인 관광객 중 약 24%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기록했다. 이는 엔저 효과와 항공편 증편 등의 영향으로 한국인들의 일본 여행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본 정부는 오는 2030년에는 연간 여행객 외국인 6000만 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이처럼 관광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와중에 공항이나 주요 관광지의 시설·교통망이 충분히 대응하지 못한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관광 인프라 정비를 위한 재정 확보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됐다.

일본의 인기 음식점 앞에 늘어선 긴 줄 ⓒ포인트경제 박진우 특파원
일본의 인기 음식점 앞에 늘어선 긴 줄 ⓒ포인트경제 박진우 특파원

출국세 인상안이 구체화한다면 세입 증대 역시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2023회계연도(23년 4월~24년 3월) 국제관광 여객세가 399억 엔(약 3896억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3배나 많아진 수치다. 2025회계연도에는 이 금액이 490억 엔(약 4785억 원)으로 늘어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만큼 일본이 출국세를 통해 확보하는 재원이 관광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인상 시에는 세수를 단순 홍보뿐 아니라, 공항 시설 정비와 교통 인프라 개선 등 더욱 다양한 분야에 투입하겠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구상이다.

한편, 일본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사실상 종료 수순에 접어들면서 숙박세를 확대하거나 문화유산 입장료를 조정하는 지방자치단체도 늘고 있다. 교토시는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대표 지역 중 하나로, 현행 1인당 200~1000엔 수준인 숙박세를 1만 엔까지, 무려 10배 인상할 수 있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출국세 인상과 함께 관광 관련 세율이 재조정된다면, 관광 정책이 일본 경제 전반과 지방재정에 미칠 파급효과 또한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나자와의 아사노강의 풍경 ⓒ포인트경제 박진우 특파원
카나자와의 아사노강의 풍경 ⓒ포인트경제 박진우 특파원

실제로 그간 숙박세는 일부 대도시 중심으로만 부과돼 왔으나, 올해 들어 지방의회에서 숙박세 도입을 결정한 지역이 늘면서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23년 기준 숙박세를 부과하던 지자체는 9곳에 그쳤지만, 조만간 25곳 안팎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관광객의 부담이 한층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일본 정부와 지자체는 오버투어리즘 부작용을 완화하고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서는 관련 재원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물론 관광 산업의 빠른 성장세가 일본 경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해온 점 역시 주목해야 한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이전부터 관광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아 ‘관광입국’ 기조를 지속해 왔으며, 올해 4월부터 10월까지 오사카 엑스포가 예정돼 있다. 관광 붐이 이어지는 가운데 세수 확대가 자연스럽게 추진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흐름이다. 다만 국제관광 여객세를 인상해 얻은 재원이 어떻게 배분·집행될지에 따라 관광업계와 지역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일본뿐 아니라 다른 관광 선진국 역시 외국인 방문객 급증으로 다양한 세제를 도입하거나 강화하는 추세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나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지에서 관광세나 입장료를 인상하거나, 예약 인원을 제한하는 정책을 시행 중인 사례가 대표적이다. 일본 정부의 국제관광 여객세 인상안 또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해외여행객과 자국민 모두에게 동일하게 부과되는 출국세가 얼마까지 오를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호주·이집트 사례를 토대로 하면 최소 3000엔 수준까지는 무난히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종 결정은 자민당 세제 관련 부서와 정부 간 협의를 거쳐 세법 개정안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포인트경제 도쿄 특파원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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