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식의언론=윤우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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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전설의 배우 진 해크먼(95)과 그의 아내, 반려견 한 마리가 현지시간 26일 미국 뉴멕시코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
당시 해크먼은 자택 주방 근처 방에서, 클래식 피아니스트 출신의 아내 베시 아라카와(63)는 욕실에서, 반려견은 욕실 옷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BBC, CNN 등이 보도했다.
해크먼은 회색 운동복 바지, 파란색 긴팔 티셔츠, 갈색 슬리퍼를 착용한 상태였고, 옆에는 선글라스와 지팡이가 놓여 있었다고 한다.
두 사람의 시신은 자택의 유지보수 작업을 하기 위해 방문한 인부들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당시 현관문은 열려 있었고 강제 침입이나 도난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발견 당시 아내 아라카와의 손발에서 부패와 미라화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부부의 사망은 상당 시간이 경과된 후 발견된 것으로 보인다.
아내의 시신 머리 근처에 난방 환풍용 제너레이터가 있었고, 욕실 진열대 위에는 개봉된 처방약 병이 놓여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조사 결과 일산화탄소나 천연가스 누출의 즉각적인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
신고를 한 주택 유지보수 작업자 2명은 “가끔 그의 집에서 정기적인 유지보수 작업을 했지만, 부부를 직접 마주치는 일은 드물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주로 아라카와 씨와 전화나 문자로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이들이 마지막으로 부부와 연락을 주고받은 것은 약 2주 전이었다.
1930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태어난 해크먼은 1940년대 미 해병대에서 복무한 뒤 30대에 배우가 되기로 결심했다.
연기 생활을 시작한 해크먼은 생계를 위해 트럭 운전사, 도어맨 등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 그는 무명 시절 연극학교 동창이었던 더스틴 호프만(Dustin Hoffman)과 룸메이트 생활을 하기도 했다.
해크맨은 영화 ‘보니와 클라이드(Bonnie and Clyde)’(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1967)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36세에 비로소 정상권에 입성했다.
해크먼은 액션, 범죄, 역사물,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하며 100편이 넘는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했다. 국내팬들에게는 ‘슈퍼맨’,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프렌치 커넥션’, ‘용서받지 못한 자’로 연기 잘 하는 배우로 알려졌다. 그는 ‘프렌치 커넥션(The French Connection. 1971년), ’용서받지 못한 자(Unforgiven. 1992년)‘로 두 번 오스카를 거머쥐었다.
2003년 개최된 제60회 골든 글로브상 시상식에서 평생 공로상을 받았던 그는 “배우 이외에 어떤 것도 결코 원하지 않았다”는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의 마지막 영화 출연작은 ‘웰컴 투 무스포트(Welcome to Mooseport)’(2004)이었다. 당시 그는 CNN의 래리 킹(Larry King)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아마도 모든 것이 끝났을 것”이라고 말한 이후 더 이상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지 않았다.
그는 74세 때 배우 생활에서 완전히 은퇴한 뒤 뉴멕시코주 산타페에서 대중의 시선을 피해 조용한 삶을 살았다. 은퇴 후에는 소설가로 변신해 4권의 역사소설을 발표했다.
해크먼의 세 자녀는 아버지의 죽음과 관련 성명에서 “그는 뛰어난 연기 경력으로 전 세계 수백만 명에게 사랑받고 존경받았지만, 우리에게 그는 언제나 아빠이자 할아버지였다”며 “우리는 그를 몹시 그리워할 것이며, 이 상실로 인해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세 자녀는 2017년 사망한 전처 페이 몰티즈(Faye Maltese)와의 소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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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은 1974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서 해크먼과 함께 작업했던 인연을 회상하며, “위대한 예술가의 상실은 언제나 애도와 감사를 동시에 불러일으킨다”고 애도했다.
이어 “그는 훌륭한 배우였고, 그의 연기와 그 속에 담긴 깊이는 경이로웠다. 나는 그의 죽음을 애도하면서도 그가 남긴 삶과 공헌을 기린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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