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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운동 106주년-광복 80주년…우리 곁의 일제 잔재] 빛바랜 바위에 일본어…아무도 모르게 누워 있었다

인천일보 조회수  

▲ 안양시 만안구 안양예술공원 삼성천 예술공원교 아래 일제가 조성한 야외수영장 둑 아래 바위에 '安養プール, 昭和七年八月 竣工, 松本誠'(안양풀, 소화 7년(1932년) 8월, 마츠모토 마코토)라고 당시 일본인 경기도지사 이름으로 석각(붉은 원)이 쓰여져 있다.1932년 여름으로 추정되는 당시 석수동 야외 수영장에서 개와 함께 둑에 서 있는 사람과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찍는 듯 한 모습으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위쪽 왼쪽 사진). 27일 현재 석각이 쓰여있는 바위.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 안양시 만안구 안양예술공원 삼성천 예술공원교 아래 일제가 조성한 야외수영장 둑 아래 바위에 ‘安養プール, 昭和七年八月 竣工, 松本誠'(안양풀, 소화 7년(1932년) 8월, 마츠모토 마코토)라고 당시 일본인 경기도지사 이름으로 석각(붉은 원)이 쓰여져 있다.1932년 여름으로 추정되는 당시 석수동 야외 수영장에서 개와 함께 둑에 서 있는 사람과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찍는 듯 한 모습으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위쪽 왼쪽 사진). 27일 현재 석각이 쓰여있는 바위.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27일 오전 안양시 만안구 안양예술공원 삼성천 계곡 상류 부근. 회색빛 돌 사이에 가로 약 1m50㎝, 세로 70㎝ 누런색 바위 하나가 눈에 띄었다.

이 바위에는 ‘安養プール, 昭和七年八月 竣工, 松本誠 書(안양 풀, 소화 7년(1932년) 8월 준공, 마츠모토 마코토 씀)’이라는 일본어 글자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일본인 마츠모토 마코토는 1931년부터 3년간 경기도지사를 지낸 인물이다. 도지사 재임 시절 옛 ‘안양수영장터’ 존재를 알리는 이 같은 내용의 바위 글씨를 남겼다.

올해 광복 80년을 맞았지만 이곳에 일제 잔재가 그대로 남아 있는데 그 누구도 인지하지 못한 채로 방치되고 있었다. 역사학자들은 안내판이라도 세워 역사 교육 현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곳은 일제 강점기인 1932년 8월 면장 등 지역유지들이 석수동에 조성한 근대식 수영장이다. 매년 7월에는 수영장 안에 있던 ‘수천궁(水天宮)’ 앞에서 재앙과 부정함을 씻어내는 의식인 ‘수불식(修祓式)’이 거행됐다고도 전해진다. 일본인들이 수신(水神)을 모신 신사를 지어놓고 그 앞에서 매번 개장식을 연 것이다. 또 일본이 ‘국민개영운동’을 강조하면서 실습장으로도 활용한 곳이다.

해방 이후 수도권 대표적 피서지 역할을 해왔지만 1977년 대홍수 이후 대부분 흔적이 사라진 상태다. 현재는 삼성산·관악산을 올라가는 길목이자 안양예술공원을 산책하는 주민들의 편의시설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평일 낮 시간임에도 이곳을 오가는 주민이 적지 않았는데, 대부분은 일본인 도지사가 쓴 바위 글씨를 인지하지 못했다. 운동하러 자주 들른다는 60대 김종만씨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일본인 도지사가 쓴 건지 전혀 몰랐다”며 “여기 있으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40대 주민 김모씨는 “평소 계곡 쪽을 들여다 보지 않고 다녀서 몰랐다”며 “바위 근처에 친일 상징이라는 내용의 안내판이라도 세워둬야 사람들이 인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경기도는 지난 2019년 3·1운동과 임시정부 100주년을 계기로 일제 잔재 청산 작업에 착수했다. 2021년 제정된 ‘경기도 일제 잔재 청산에 관한 조례’에 근거해 2023년까지 도내 161개 일제 잔재 상징물 중 17곳에 안내판을 설치하는 작업을 했다. 하지만 안양 풀장 바위 글씨 안내판은 세워지지 않았다.

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는 “용역 조사를 진행하면서 일본인 도지사 휘호가 새겨진 바위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곳에 안내판을 세워 일제 잔재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청산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채명(민주당·안양6) 경기도의원은 “안양 풀장 바위 글씨는 일제 잔재인 동시에 시민들에게 당대 역사를 알릴 수 있는 역사 자원”이라며 “철거보다는 바위 글씨가 보이는 적절한 곳에 안내판을 세워 교육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

인천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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