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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청년이 왔다①] “2030세대 여성의 반윤 정서, 계엄 사태로 폭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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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진너머차별없는세상 전국대학인권단체연대 박가현씨 ⓒ투데이신문
퇴진너머차별없는세상 전국대학인권단체연대 박가현씨 ⓒ투데이신문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청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응원봉과 남태령은 변화의 상징이 됐다. 반대편에서도 청년 보수가 부상하고 있다. 청년은 미래의 주역이 아닌 현재를 이끄는 중심이다. 이 흐름은 어디서 시작되고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일시적인 반짝 이벤트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386세대 이후 다시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인지 주목해야 한다. 오고 있는 미래가 아닌 시작점에 도착한 미래라는 뜻으로 이 기획의 제목을 ‘청년이 왔다’로 삼은 이유다. 수면에 던진 돌이 넓은 원 모양의 파동을 일으키듯 지금의 기록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빛날 것이라 기대한다.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서울은 연초부터 폭설이 내렸다. 혹한의 날씨가 몰아치는 와중에 서울 한남동 일대에서는 지난달 3일부터 6일까지 3박 4일간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촉구하는 이른바 ‘키세스 시위’가 벌어졌다. 청년들이 보온 은박지로 몸을 덮고 집회장을 지킨 모습이 키세스를 닮아 붙은 이름이다. 한남동 관저에서 버티던 윤 대통령은 결국 1월 15일 체포돼 현재 구치소에 수감돼 있다.

퇴진너머차별없는세상 전국대학인권단체연대(이하 퇴진너머 대학연대)는 키세스 시위가 한창일 무렵 출범했다. 퇴진너머 대학연대는 12개 대학교 인권단체로 구성됐으며 탄핵 촉구 집회 참여뿐 아니라 사회 각계와의 연대활동에도 주력하고 있다. 

고려대 4학년에 재학 중인 박가현(25)씨는 교내 인권동아리에서 활동하면서 퇴진너머 대학연대를 통해 탄핵정국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활동할 연대체 구성을 모색하고 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에는 중학생이어서 수많은 시민들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번 탄핵정국의 주류가 박 대통령 탄핵 때와 다르다는 점이 확연히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리고 박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낸 ‘촛불혁명’의 여파가 7년여가 지난 현재에 도착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Q. 학교 내 인권단체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처음 대학교에 입학했을 때에는 인권단체에서 활동할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생각했던 대학교의 모습이 아니라고 여겨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친한 친구가 혐오적인 발언을 하거나 페미니즘에 공격적인 발언을 하는 순간들을 자주 접했다. 생각해온 대학교의 모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인권 동아리인 서울지역대학 인권연합동아리 고려대지부에 가입하게 됐다.

고등학생이었을 때가 ‘페미니즘 리부트’(2015년 전후로 페미니즘이 주목받은 현상)가 일어나던 시기였다. 그래서 페미니즘에 관심이 있었는데 대학교에서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성평등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 많이 놀랐다. 그래서 변화를 바란다면 나부터 실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현재는 고려대지부 지부장을 맡고 있다. 노동, 여성, 장애, 성소수자 문제, 그 외에 기후위기, 사회적 참사 등 사회적이고 구조적인 인권 문제를 다루고 있다. 동아리 내부에서 공부도 하고 세미나도 하면서 대외적인 연대 활동도 많이 참여하고 있다.

Q. 비상계엄이 선포됐을 때, 처음 소식을 접하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동아리 총회를 준비하는 회의를 하고 있었는데 한 친구가 계엄이 선포됐다고 얘기했다. 처음에는 믿을 수 없었다. 그 뒤에는 두려움이 많이 몰려왔던 것 같다. 역사적으로 보면 이런 상황에서 정권과 다른 방향의 활동을 하는 사람들부터 탄압하지 않나. 그래서 나에게도 직접적인 위해가 가해질 수 있겠구나 싶어서 두려움이 컸는데 동시에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친구들과 함께 여의도로 향했다. 

가면서도 고민을 많이 했다. 앞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고 어떠한 돌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시기였다. 그래서 고민을 많이 했는데 가야겠다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

국회 앞에 도착하니 수많은 시민들이 모여 구호를 외치고 있었다. 경찰들이 시민들과 대치하는 모습도 봤다.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국회에서 계엄 철회안이 통과되더라.

Q 비상계엄 사태 이후 두 달이 흘렀다. 또래 친구나 선후배들과도 계엄에 관한 얘기를 했을 텐데 어떤 내용을 주고 받았나.

다들 공통적으로 비상계엄 선포를 납득할 수 없다는 얘기를 많이 나눴다. 보수적인 친구들도 비상계엄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내려왔으면 좋겠는데 민주당이 싫어서 탄핵한 뒤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를 하더라. 또, 군대에 간 후배들은 군에서 소식을 접하고 많이 당황했고 무서웠다는 얘기를 했다.

지금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인용되겠지만 극우가 집결하는 점을 불안해하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보수적인 친구들 사이에서는 부정선거 의혹을 많이 얘기하는 것 같다. 정치에 크게 관심이 없는 친구들은 다시 정치에 대해 무관심한 모습들도 보인다. 또 편을 갈라서 싸운다는 식으로 보더라. 

[사진제공=박가현]
[사진제공=박가현]

Q. 윤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 꾸준히 참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해 12월 국회 앞에서 열렸던 토요일 집회에서의 감동이 컸다. 그동안 정치가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이 사라지는 상황이었는데 직접 집회 현장에서 사람들의 표정을 보면서 눈물이 나기도 했다. 정치에 대한 효능감이 떨어지고 있었는데 이러한 시기에도 시민들은 계속 세상이 달라지길 원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 점이 제게 많은 힘이 됐던 것 같다. 광장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이 시기를 놓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윤석열 이후로 나아간다는 것은 단순히 윤석열이 없는 상황만 뜻하는 게 아니다. 여성, 노동 등 다양한 의제에서의 변화도 포함하는 얘기다. 이 같은 의제의 변화를 광장에 모인 사람들과 얘기하고 싶다. 지금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정말 변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지난해 12월 7일과 14일 국회 앞 집회는 고려대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참여했다. 같이 구호도 외치고 변화를 향한 메시지를 함께 얘기하는 것을 보면서 대학생들이 더 정치에 적극적일 수 있구나, 대학 현장도 이렇게 바뀔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을 느꼈다.

그 사이에 있던 평일 집회에도 사람들이 많이 참석해서 함께 구호를 외쳤다. 평일 집회에서 더 급진적인 얘기들이 많이 나왔던 것 같다. 시민들의 힘으로 세상이 바뀐다는 점을 실감해서 큰 효능감으로 다가왔다. 

Q. 퇴진너머 대학연대는 어떻게 결성하게 됐는가. 노동자, 농민, 여성, 장애인 등과의 연대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인가.

비상계엄 사태 이전부터 대학교의 인권단체 간 교류는 꾸준히 있었다. 학교에서 인권을 얘기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는 시기여서 활동하는 단체들끼리 뭉쳐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이 일어난 당시에는 대학 순회 캠페인도 하고 직접 요구안을 만들어 교육부와 면담을 하기도 했다. 

이 같은 활동이 있었기에 비상계엄 사태 이후에 교내 인권단체들이 모여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광장에서 나오는 민주주의를 더 확장해야 한다는 점을 공유하고 남태령에서 만들어진 연대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하도록 만들어보자는 얘기를 했다. 그래서 각 시민사회단체와 연계를 가지며 이 시기가 지난 뒤에도 계속 청년과의 연대가 이뤄지도록 하려고 한다.

신입 회원들은 노동조합이라고 하면 어렵게 느끼는데 막상 노동조합을 만나본 뒤에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시민들이었다고 얘기하고는 한다. 이제 개강을 하면 신입회원 모집에 들어가서 캠퍼스 새내기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동 세미나와 강연회 등을 진행하며 학생들을 만날 것 같다.

Q. 젊은 청년, 이 중에서도 여성들의 참여가 많은 주목을 끌고 있다. 같은 세대의 한 명으로 젊은 여성들이 왜 탄핵집회에 적극 참여한다고 보는가.

우리 세대는 페미니즘 리부트부터 세상이 바뀌는 효능감을 실제로 체감한 세대다. 정치에 관심 없는 친구들도 여성 인권이 빠르게 신장했고 그 점이 내 삶과 관련이 있으며 여성들이 만든 변화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친구들과 이와 관련된 얘기를 정말 많이 했다.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달라지고 사소한 점들도 하나씩 달라져 갔다. 여성 혐오에 맞선 불매운동을 했더니 어떻게 바뀌었다는 얘기도 많이 했다. 

그런 경험을 한 이 세대의 여성들에게는 억압받는 사람들에 대한 공감대가 있고 일상적으로 소수자 문제나 기후문제 등을 가깝게 느끼는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했을 때 평소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응원봉을 들고 나온 것은 인터넷에 밈이 있었다. 집회현장에 응원봉을 들고 나와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이름을 얘기하며 “○○아, 네가 살기 좋은 세상 만들어 줄게”하는 밈인데 빠르게 확산되면서 다들 들고 나오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젊은 여성들의 집회참여가 늘면서 광장의 문화도 달라졌다. 주최 측도 젊은 여성들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자유발언의 내용도 달라졌다.

또, 젊은 여성들 사이에 기본적으로 반윤석열 정서가 있었다. 윤석열정권은 여성 문제나 소수자 문제에 적대적인 혐오 정치를 펼쳐왔다. 그래서 원래 윤석열정권에 대해 부정적이었는데 비상계엄 사태로 이전부터 갖고 있었던 일상적인 분노가 폭발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사진제공=박가현]
[사진제공=박가현]

Q. 탄핵반대진영에도 젊은 세대의 참여가 주목받고 있다. 또, 서부지법 난동은 2030 남성들이 주도하기도 했다. 교내에서 이런 의견을 가진 학생들을 마주했을 때 어떤 경험을 했나.

온라인 커뮤니티나 제 주변을 통해 유추해 보면 꽤 있긴 하다. 자신은 보수라고 얘기했던 사람들 중 상당수가 탄핵반대 입장인 것 같다. 혐오 논리에 많이 노출되고 사회적인 변화에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이 그런 흐름으로 돌아서는 것 같다. 극우라 불리지만 자신들은 보수라고 한다. 윤석열 탄핵에 반대하고 부정선거 문제에 분노하고 민주당이 싫은 것뿐인데 왜 극우로 불리는지 모르는 것 같더라.

같은 세대의 여성들은 효능감을 느낀 경험이 있지만 남성들은 이와 같은 정치적 효능감을 얻는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일상에서 불안을 느꼈을 때 상호 혐오 논리에 쉽게 빠져 여성들에게 탓을 돌리고 이와 관련된 진보적 변화에 대한 거부감이 형성되고 그런 심리가 기저에 있기에 극으로 돌아서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Q. 젊은 세대의 적극적인 정치참여와 사회적 연대가 현재의 탄핵 정국 이후에도 계속 이어질 수 있으리라 보는가. 이와 같은 연대가 계속 이어지려면 어떤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보는가.

매일 이 고민을 하고 있다. 이런 연대가 이어지려면 정치권의 역할이 크다고 본다. 그런데 지금의 정치권이 이와 같은 연대가 계속 이어지길 바랄까 생각하면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시민사회 영역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 시민사회운동이 역량을 발휘하지 않는 이상 유지되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추상적으로는 시민들의 일상으로 들어가 계속 관심을 유도할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민사회 영역이 시민들과 붙어 있어야 지속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광장에 많은 구호들이 나왔다. 정치권에서도 다음에 누가 정권을 잡더라도 광장의 구호를 일부분이라도 반영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느꼈을 것 같다. 젊은 청년들이 생각보다 활발하게 정치에 참여한다는 점도 이번에 밝혀졌다. 정치권이 이들의 구호를 일정하게 수용하려 했을 때 우리가 광장에 나오니까 이런 점들이 바뀌는구나 느끼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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