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외지급 능력을 보여주는 순대외금융자산이 사상 처음으로 1조달러를 돌파했다.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매입이 급증한 가운데 한국 기업들도 2차전지를 중심으로 해외투자를 늘린 영향이다. 다만 외채 건전성의 척도로 여겨지는 단기외채비중은 지난해 다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순대외금융자산은 1년 전보다 2920억달러 증가한 1조1023억달러로 집계됐다. 2024년 순대외금융자산이 플러스(+)로 전환된 이후 10년 만에 1조달러를 넘어섰다. 2023년 말 기준으로 순대외금융자산이 1조달러를 넘는 국가는 일본·독일·중국·홍콩·노르웨이·캐나다 6개뿐이다.

순대외금융자산은 거주자의 해외 투자를 포함한 ‘대외금융자산’에서 외국인의 국내 투자인 ‘대외금융부채’를 뺀 금액이다. 우리나라의 대외 지급 능력을 의미한다. 박성곤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우리나라의 순대외금융자산이 이렇게 증가한 것은 금융안정 또는 국가의 신인도뿐만 아니라 경상수지의 안전성 등이 높아졌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신호”라고 설명했다.
순대외금융자산이 증가한 것은 대외금융자산이 늘고 대외금융부채가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외금융자산은 2조4980억달러, 대외금융부채는 1조3958억달러로 집계됐다. 대외금융자산은 1년 전보다 1663억달러 늘었고, 대외금융부채는 1257억달러 줄었다.
세부적으로 보면 대외금융자산은 직접투자와 증권투자가 모두 증가했다. 지난해 직접투자는 2차전지 기업을 중심으로 한 해외투자 거래가 늘어나면서 1년 전보다 231억달러 늘어난 7478억달러로 집계됐다. 증권투자는 거주자의 해외 지분증권 및 부채성증권 투자 확대, 글로벌 주가 상승 등으로 1367억달러 증가한 9943억달러를 기록했다.
대외금융부채는 직접투자와 증권투자가 모두 감소했다. 직접투자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 상승 등으로 193억달러 줄어든 2699억달러로 집계됐다. 증권투자는 원화가치 약세와 국내주가 하락 등 비거래요인의 영향으로 전년말 대비 1180억달러 감소한 8378억달러를 기록했다.

순대외금융자산이 늘면서 순대외채권(대외채권-대외채무)도 증가했다. 작년 말 우리나라의 순대외채권은 3981억달러로, 1년 전보다 261억달러 늘었다. 대외채권은 현재 국내 거주자의 비거주자에 대한 확정 금융 자산을, 대외채무는 확정 금융 부채를 의미한다. 대외채무에는 가격이 확정되지 않은 지분, 주식, 펀드, 파생상품은 제외된다.
대외채권은 1조681억달러로, 전년 말보다 236억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간별로 보면 단기(계약 만기 1년 이하) 채권은 6270억달러, 장기(만기 1년 초과) 채권은 4411억달러로 집계됐다. 각각 1년 전보다 78억달러, 157억달러 늘었다. 장기채권의 경우 미국 금리인하에 따른 해외 장기채 투자가 늘어난 영향을 받았다.
대외채무는 6700억달러로, 1년 전보다 25억달러 감소했다. 단기채무는 같은 기간 62억달러 늘어난 1469억달러로 집계됐고, 장기채무는 87억달러 줄어든 5232억달러로 나타났다. 장기채무는 원화약세로 인해 달러 환산액이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외환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들은 다소 악화됐다. 대외채무 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21.9%로 작년(20.9%)보다 소폭 상승했다.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도 작년(33.5%)보다 오른 35.3%로 집계됐다. 다만 두 지표 모두 과거 5년(2019~2923년) 평균치(각각 27.5%, 37.1%)보다 낮은 수준이다.
박 팀장은 “이번 단기 채무 증가는 해외 투자가 급증하는 과정에서 국내 외화 자금 수요가 늘어나는 것에 대응해 일부 외은 지점이 단기 외화 차입을 늘린 결과”라면서 “단기외채 비중과 비율이 다소 반등했지만, 지난해 큰 폭 하락 이후 여전히 과거 대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외채의 건전성과 대외지급능력 모두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같은 날 보도자료를 내고 “미국의 신(新)정부 정책 파급 영향 및 주요국 통화정책 전환, 지정학적 불안 등 영향으로 국제금융시장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정부는 관게기관 간의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대외채무 동향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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