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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 밸리’ 함께 만들자”…한국 콕 집어 ‘러브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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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말레이시아 ‘MIMOS 퀀텀 데이 2025’ 현장

양자 R&D 시동 건 말레이시아 …한국에 ‘SOS’

韓 양자 기술 해외 수출 국내 첫 사례

KIST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다이아몬드 질소공극(NV) 소자 기반 소형화 양자 기술을 방문객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건희 기자
KIST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다이아몬드 질소공극(NV) 소자 기반 소형화 양자 기술을 방문객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건희 기자

“양자 산업이 디지털 주권을 지키며 국가경제력을 유지할 핵심 열쇠입니다. 말레이시아는 한국과 함께 말레이시아에 ‘퀀텀 밸리’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양자기술 공급망을 키우려는 전 세계 기업과 투자자가 이곳에 몰릴 겁니다.”

창리강 말레이시아 과학기술혁신부 장관이 25일(현지시각)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MIMOS'(이하 미모스) 퀀텀데이 2025’에서 대표 연구기관 미모스와 함께 말레이시아의 ‘첫 양자연구센터’ 설립을 공식 선언하며 이같이 말했다. 관중으로 가득 찬 행사장에선 열띤 환호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창리강 장관은 이날 ‘한국’과 ‘한국의 과학기술’이라는 표현을 수차례 언급했다. 말레이시아 양자연구센터인 ‘퀀텀인텔리전스센터’의 양자기술 R&D(연구·개발)에서 한국 양자기술 기업 SDT가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과학기술혁신부를 비롯해 국가사이버보안국(NACSA), 국방부 등이 참여하는 연구센터에서 SDT는 직접 양자컴퓨터 개발과 운영을 주도하게 된다. SDT는 “한국 연구계가 일군 양자 기술을 기반으로 한국 양자 기업이 실질적 기술 수출을 이뤄낸 첫 사례”라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한국 연구계에 대한 관심도 쏟아졌다. SDT가 기술을 이전받거나 공동연구를 진행중인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연구진을 비롯해 고려대, 금오공대 등 국내 양자과학계를 대표하는 연구자가 미모스 본사에 모인 이유다. KIST가 개발 중인 다이아몬드 질소공극(NV) 소자 기반 양자 기술을 전시한 부스에는 이날 내내 방문객이 몰렸다.

한상욱 한국양자정보학회 회장(KIST 책임연구원)이 연사로 무대에 올라 한국의 양자과학 R&D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건희 기자
한상욱 한국양자정보학회 회장(KIST 책임연구원)이 연사로 무대에 올라 한국의 양자과학 R&D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건희 기자

연구를 주도한 한상욱 한국양자정보학회장(KIST 책임연구원)은 “연구 파트너로서의 한국의 장점은 산학연 간 협동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는 것, 또 각 수요자가 서로 지리적으로 멀지 않은 상태에서 소통할 수 있다는 데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센터 구축을 통해 한국과 말레이시아는 더 긴밀히 협력하며 획기적인 양자기술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국내 젊은 양자 과학 연구자와 말레이시아 젊은 연구자 간 학술적 교류가 활발해질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올해 첫 삽을 뜬 퀀텀인텔리전스센터가 내년 완공되면 SDT는 미모스와 맺은 협력계약서(Teaming Agreement)에 따라 자체 개발한 양자 제어·측정 장비를 연구센터에 설치할 예정이다. 합작법인을 맺은 미국·싱가포르 양자컴 기업 애니온과 함께 ‘절대 0도’ 상태를 만드는 양자컴 핵심 장치인 냉각기도 제작한다. SDT는 “2025년 SDT가 제조한 첫 번째 20큐비트 양자컴을, 2030년까지 100큐비트 이상의 양자컴을 완전한 형태로 센터에 설치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설치 이후에도 현지에서 양자기술 R&D를 지원한다.

사트슈크리엠봉 미모스 CEO(최고경영자), 창리강 말레이시아 과학기술혁신부 장관(가운데), 윤지원 SDT 대표이사(왼쪽)가 2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미모스 본사에서 '미모스 퀀텀데이 2025' 행사를 열고 협력계약서(Teaming Agreement)에 서명했다. /사진=박건희 기자
사트슈크리엠봉 미모스 CEO(최고경영자), 창리강 말레이시아 과학기술혁신부 장관(가운데), 윤지원 SDT 대표이사(왼쪽)가 25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미모스 본사에서 ‘미모스 퀀텀데이 2025’ 행사를 열고 협력계약서(Teaming Agreement)에 서명했다. /사진=박건희 기자

한국-말레이시아 간 인력 교류와 국제공동연구도 이번 센터 설립을 통해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SDT는 앞으로 5년간 말레이시아 양자 분야 기술자를 한국으로 초청해 핵심 장비의 제조과정을 직접 참관하게 하고, 장비 유지 및 보수에 필요한 교육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국내 정부출연연구기관 및 대학과의 교류도 자연스럽게 이뤄질 전망이다.

사트슈크리엠봉 미모스 CEO(최고경영자)는 “SDT와의 협력은 말레이시아 양자기술 R&D 중 가장 중요한 중심축이 될 것”이라며 “전략적 협력을 통해 말레이시아가 양자기술 혁명의 최전선을 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해 말레이시아의 R&D 투자를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국가 R&D 비중을 2030년까지 GDP(국내총생산) 대비 3.5% 수준으로 확대하는 안이 포함됐다. 이처럼 확대한 국가 R&D 예산을 양자컴퓨터를 비롯해 AI(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말레이시아 정부가 선정한 ’17대 핵심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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