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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구글 삭제요청 최다? 尹정부 더 많았다

미디어오늘 조회수  

▲ 유튜브. ⓒ연합뉴스
▲ 유튜브.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유튜브 등 서비스를 운영하는 구글에 콘텐츠 삭제 요구를 과도하게 한다는 프레임이 보수진영 일각에서 제기됐다. 그러나 근거로 쓰인 구글의 정부요청 게시물 삭제 내역을 보면 외려 윤석열 정부 시기 더 많은 삭제 건수를 기록했다. 해당 자료를 살펴보면 정치적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구글이 발표한 투명성 보고서 가운데 ‘한국정부의 콘텐츠 삭제요청’ 항목을 보면 윤석열 정부의 콘텐츠 삭제요청 건수가 문재인 정부 때보다 급증했다. 

요청 건수는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2397건, 2021년 6741건으로 나타났고, 윤석열 정부 때인 2023년 8890건으로 늘었다. 2024년 상반기에만 4977건에 달했다. 반기별로 보면 2021년 상반기 994건에서 같은 해 하반기 2747건으로 늘었다. 이후 2022년 상반기 5067건, 2022년 하반기 4587건, 2023년 상반기 3674건, 2023년 하반기 5216건, 2024년 상반기 4977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치적인 측면으로 해석하기 쉽지만 몇가지 사안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2021년 한차례 급증한 다음 일정한 추세가 유지된다는 점에서 정부의 개별적 판단이 아닌 제도 변화가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2021년 N번방 방지법이 도입되면서 사업자에 삭제요청한 건수가 크게 늘어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 한국 정부의 구글 게시물 삭제요청 건수. 자료=구글 투명성보고서.
▲ 한국 정부의 구글 게시물 삭제요청 건수. 자료=구글 투명성보고서.

둘째, 선거가 있는 시기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직선거법에 따라 후보자비방과 허위사실유포 콘텐츠를 삭제하고 있는데 이는 정부의 성향과는 무관하다. 미디어오늘이 사단법인 오픈넷과 함께 20대 대선 선거법 위반 삭제 게시물 내역(전체 인터넷 서비스 대상)을 분석한 결과 윤석열 후보 관련 게시물 삭제 건수는 1만3039건, 이재명 후보의 경우 1만1616건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정부에 비판적인 콘텐츠에 무리하게 대응하고 나서면서 삭제요청이 이뤄진 면도 있지만 전체 내역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진 않는다. 2024년 상반기 기준 삭제요청 사유를 분석해보면 79%가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을 이유로 했다. 구글이 예시로 든 삭제 내역을 보면 동의 없이 촬영된 성적 콘텐츠와 관련된 인터넷 주소, 검색어 차단 등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 시기 명예훼손에 따른 삭제요청 건수는 12건에 그친다. 이 같은 추세는 문재인 정부 때부터 일관되게 나타난다.

그러나 과거 삭제요청 건수가 급증했던 시기에 보수성향 언론사들은 문재인 정부가 과잉대응을 하는 것처럼 비치게 했다. 

「‘구글 콘텐츠 삭제 요청’ 文정부 들어 폭주… “5만4000개 지워달라”」(2021년 5월11일 뉴데일리), 「여권 의혹 쏟아지던 작년 하반기.. 정부, 구글에 삭제요청 1.8배 증가」(2020년 6월24일 조선일보), 「[단독] 정부, 구글 사용자 정보 요청 1200건 육박… 64% 급증」(2022년 5월13일 조선비즈)등이다. 

뉴데일리는 “일각에선 문재인 정부가 유튜브 콘텐츠에 과도하게 대응하거나, 삭제 요청을 남발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비롯해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등 여권 인사들의 연루 의혹이 잇달아 불거지던 시기”라며 정치 현안과 관련이 있는 것처럼 보도했다. 그러나 이렇게 해석할 만한 명확한 근거는 없다. 이들 기사 댓글에는 문재인 정부가 중국처럼 유튜브를 검열한다는 취지의 댓글이 잇따랐다.

이들 기사가 나온 후 보수진영에선 문재인 정부가 보수 유튜버를 탄압했다는 취지의 주장이 잇따랐고 보수언론은 이를 다시 기사화하기도 했다. 문화일보는 2023년 7월13일 「“문재인 정부, 6개월 만에 언론장악… 한상혁 방통위, 보수유튜버 탄압”」 기사를 통해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 취임 후 한국 정부가 구글에 통보한 유튜브 콘텐츠 삭제 요청이 이전 3년(109건) 대비 15.5배가량 늘어 1693건에 달한다”는 보수 학자의 토론회 발언을 전하며 “전임 정부에서 보수 성향 유튜버들의 콘텐츠 운영 등이 제한되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시점에서 보면 윤석열 정부 삭제 건수가 문재인 정부 때보다 더 많았으나 이와 관련한 기사는 찾기 어렵다.

미디어오늘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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