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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분수령 ‘명태균 특검법’… 김건희 개입 드러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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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대(왼쪽 세번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춘생(왼쪽 두번째) 조국혁신당 원내수석부대표, 윤종오(오른쪽 두번째) 진보당 원내대표, 한창민(오른쪽) 사회민주당 대표가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명태균 특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시스
박찬대(왼쪽 세번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춘생(왼쪽 두번째) 조국혁신당 원내수석부대표, 윤종오(오른쪽 두번째) 진보당 원내대표, 한창민(오른쪽) 사회민주당 대표가 26일 국회 소통관에서 명태균 특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명태균 특검법’을 이번 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특검법 추진 정당성을 높이기 위한 여론전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배경에 명태균 씨의 ‘황금폰(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과 관련한 증거들이 들어있다는 의혹이 있는 명 씨 핸드폰)’이 있다는 주장을 연일 이어가고 있다. 또 윤 대통령과 명 씨가 지난 2022년 6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공천에 대해 논의하는 통화 녹취도 추가로 공개했다.

이 녹취는 전날(25일) 시사주간지인 ‘시사인(IN)’을 통해 공개됐는데, 민주당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재차 녹취를 공개했다. 이는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의혹’을 부각해 ‘특검 찬성 여론’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야권 내부에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결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는데, 이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민의힘 내부 친한계(친한동훈계)의 이탈표를 노리겠다는 계산으로 분석된다.

◇ 민주당, ‘윤석열 육성 녹취’ 공개

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 조사단(조사단)’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과 명 씨가 지난 2022년 6월 재보궐 선거 전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과 관련해 대화를 나눈 통화 녹취를 공개했다.

이 녹취는 윤 대통령의 취임 하루 전인 2022년 5월 9일에 이뤄진 것으로, 지난해 10월 31일 민주당이 공개한 녹취의 보완 형태다. 이는 전날 ‘시사인’이 공개하고 민주당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재차 공개했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녹취록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녹취록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 뉴시스

녹취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김영선이 좀 해줘라 그랬는데, 뭐 그렇게 말이 많네”라고 한다. 그러자 명 씨는 “하여튼 좀 부탁드리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하여튼 내가 말은 좀 세게 했는데, 권한이 딱 누구한테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하여튼 처음에 들고 왔을 때부터 ‘여기는 김영선 해줘라’ 이랬다고”라고 말했다. 이에 명 씨는 “김영선 진짜 열심히 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의 이름도 거론된다. 윤 대통령은 “내가 거기다가 얘기를 했잖아. 상현이한테, 윤상현이한테도 하고”라고 했고, 명 씨는 “근데 아무래도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조금 불편한가 봐요”라고 한다.

윤 대통령이 “윤한홍이가?”라고 되물었고, 명 씨는 “왜냐하면 본인이 좀 많이 불편해해요. 그래서 윤한홍 의원이 권성동 의원한테 얘기한 거고 다른 사람은 반대하는 사람이 없어요”라고 말한다. 

이어 윤 대통령은 “아니 뭐 권성동이는 나한테 뭐라 얘기는 안 하고 윤한홍이도 특별히 나한테 뭐라 안 하던데?”라며 “‘김영선이 4선 의원에다가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는데 좀 해주지 뭘 그러냐.’ 내가 지금 상현이한테 한 번 더 얘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언급한다. 이에 명 씨는 “제가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대통령님”이라고 화답한다.

녹취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윤 의원이 당시 공관위원장이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7일 대국민 담화에서 내놨던 해명과는 배치된다. 당시 윤 대통령은 “당시 공관위원장이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인 줄 알았다”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공세를 펼쳤다. 조사단은 “윤 대통령의 거짓 해명과 공천 개입이 명백히 드러났다”며 “국민을 바보로 만든 윤석열은 당장 석고대죄하라”고 촉구했다.

또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이 누구인지 명확히 알고 있었고, 특정 후보를 밀어달라고 지시까지 했다는 증거”라며 “단순한 권력 남용이 아니라 명백한 대통령의 당무 개입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윤 대통령과 명 씨의 통화 녹취를 재차 공개한 것은 ‘특검 찬성 분위기’를 높이기 위한 여론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명태균 특검법을 공동 발의한 야6당(민주당·조국혁신당·개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명태균 특검법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엔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정춘생 조국혁신당 원내수석부대표,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명태균 게이트는 12·3 비상계엄의 트리거였다”며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과 김건희가 명태균의 여론 조작에 힘입어 당선됐고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을 대가로 지급했으며, 명태균이 창원 산단 조성에 개입했다는 의혹 등”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실이라면 수사를 피하기 어렵고 대통령 탄핵도 가능한 중대 사안”이라고 했다. 

검찰의 수사가 부실하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들은 “김건희는 명태균 게이트 핵심 수사 대상이다. 그러나 검찰은 결정적 물증을 확보하고도 소환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며 “철저한 수사 의지는커녕 사건 축소·은폐에 골몰한 점이 역력하다. 따라서 특검은 필연”이라고 설명했다.

최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압박하기 위한 발언도 나왔다. 정춘생 원내수석은 기자회견 후 취재진과 만나 “만약에 (최 권한대행이) 재의요구를 해서 (특검법이) 국회로 돌아온다면 비공개 무기명으로 투표하게 된다”며 “이럴 때 한 전 대표가 본인을 지지하는 (친한계) 의원들과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만일 최 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자신도 공범이라는 자백”이라며 최 권한대행을 향해 경고하기도 했다. 이는 국민의힘이 최 권한대행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명태균 특검법’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에 반발하며 퇴장했다.    

시사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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