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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선이 꽃이 되고 그림이 되는 박방영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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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적 요소에 초현실주의 오토마티즘(Automatism), 추상표현주의 액션 페인팅(Action Painting) 기법을 접목하여 생동감있는  화폭을 보여주고 있는 박방영 화백
서예적 요소에 초현실주의 오토마티즘(Automatism), 추상표현주의 액션 페인팅(Action Painting) 기법을 접목하여 생동감있는  화폭을 보여주고 있는 박방영 화백

명필가로 꼽히는 박방영 화백의 필선은 국내 최고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달마산 미황사 일주문 현판과 반계 유형원의 반계정,반계서당 현판도 그의 글씨다. 화가지만 서예대가들과도 어울리면서 나름의 독특한 화폭을 일궈가고 있다. 필선이 꽃이 되고 그림이 된다. 서화동원(書畵同源)의 경지다. 필법이 화법이 되고 서법이 되는 형국이다. 27일부터 4월 10일까지 아트큐브 투알투 갤러리에서 열리는 박방영 개인전 ‘I See Me : 나를 보다’는 이를 향유해 볼 수 있는 기회다.

“어린시절 이름모를 들꽃밭에 뒹굴며 자랐습니다. 잡풀꽃들에 코를 박고 냄새도 맡아보고 모양새를 찬찬히 살펴보기도 했지요, 하나 하나가 그렇게 예쁠수가 없었어요, 저의 감성에 간지럼을 태우는 존재들이었습니다.”

그는 화업을 시작하면서 막막할 땐 작업실 근처 들길을 종종 걸으며 다시금 그 풀꽃들을 마주하게 된다. 가늘게 쭉 뻗은 풀꽃 잎새의 부드러우면서 강인한 자태는 그의 필선을 자극했다. 호가 긴 붓을 들면 절로 에너지가 솟구쳤다.

작가의 획은 유년시절 산과 들에서 뛰놀던 기억처럼 자유롭고 편하다. 억지로 만들어진 규율에 얽매이지 않고 ,마치 자연속에서 마음껏 뛰놀듯이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그러나 그 자연스러움속에는 힘이 있고 붓의 중봉과 편획의 균형이 조화롭게 어루러지며 스스로의 흐름을 만들어 낸다. 붓의 중봉과 편획은 마치 물고기가 물을 튀기며 튀어오르듯 살아 움직인다. 때로는 몸 전체의 움직임을 붓에 실어 긋기보다,에너지를 터뜨려 호수 전체를 파장으로 뒤흔들 듯이 강렬하게 획을 친다. 그때 그의 몸도 전율이 인다. 그 끝에서 꽃이 피어나고 만물이 발현하게 된다. 그의 획은 부드러우면서도 힘차고,힘차면서도 부드럽다.

​작가가 화폭앞에 붓을 들고 섰다. 잠시 명상에 잠긴 듯 화폭을 응시한다. 긴 심호흡 끝에 붓질이 시작된다. 억지로 다듬어진 규율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에너지가 응죽된 순간,새로운 형태가 탄생하고 생명의 기운이 작품에 스며든다. 그렇게 무정형의 들풀꽃이 탄생한다.

“저는 억지로 꽃을 그리려 하지 않습니다. 대신 자유로운 선의 흐름속에서 자연스럽게 피어나는 형태를 받아들이고,그 안에서 새로운 의미와 감동을 찾지요.”

그의 들풀꽃 그림을 특별히 좋아하는 이가 있다.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는 나태주 시인이다. 들꽃 사이로 말을 타고 가는 커플을 그린 박화백의 작품을 컬렉션한 시인은 이에 영감을 받아 시 한 편을 지었다. “아주 아주 오래전/원시/원시 이전의 원시//하늘 열리고/땅이 열리고 /다만 평화와 사랑인 때//사람도 오직 사랑/믿음이요 평화요/다시금 사랑인 때//너와 내가 하나요 /오히려 네가 나이고/내가 너인 때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 설렜으리/오히려 오늘의 사랑//아직도 나는 그대 사랑 /그대는 나의 신앙/가슴에 안고 진저리 치네.” (‘말을 타고 꽃밭 가니’)

박 화백과 나 시인은 풀꽃에서 정서적 공감대를 이룬다. 붓질을 충동케 했고 시심을 불러일으켰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 시인의 ‘풀꽃’이다. 시인이 처음 시를 쓰기 시작한 것은 열 여섯 살 때 좋아하는 여학생이 생겨 그녀에게 연애편지를 쓰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어서 연애편지 대신으로 쓰기 시작한 것이 시라고 한다. 시인은 “꽃은 미학적 대상이면서 사실적 대상이다. 서양의 화가 르누아르 같은 이는 노년에 이르도록 장미꽃과 여자가 없었다면 자신은 화가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고백했을 정도로 꽃은 고혹의 대상이다. 그것은 나에게도 마찬가지다”라고 했다. ‘꽃과 여자’ 때문에 화가가 되었다고 고백한 르누아르 처럼 시인도 ‘꽃과 여자’때문이 시인이 된 것이다.

박 화백은 나 시인의 ‘꽃.5’를 좋아한다. “아무렇게나 저절로/피는 꽃은 없다//누군가의 억울함과 슬픔과/기도가 쌓여 피는 꽃//그렇다면 산도 바다도/강물도//하늘과 땅의 억울함과 슬픔과/기도로 피어나는 꽃일 것이다.”

박 화백과 나 시인에게 꽃은 사람이다. 나 시인의 시 ‘서로가 꽃’의 마지막 싯구가 떠올려진다. 우리는 서로가 기도이고 꽃이다. 박 화백의 작품은 27일부터 종로 ‘그랑서울’ 미디어 아트 월에서도 초대형 디지털 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다.

뉴스프리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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