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인 혹인 1인으로만 안건을 의결해 온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운영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의 의결정족수를 3인 이상으로 명시하는 내용의 법 개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문턱을 넘어섰다.
26일 오전 국회 법사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방통위 설치법)을 야당 주도로 의결했다. 총 16인의 여야 의원 중 여당 의원들은 전원 반대했고, 야당 의원 9인은 찬성해 통과됐다. 개정안에는 방통위원 중 국회 추천 위원 3인의 경우 국회가 추천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임명하도록 하고, 방통위 회의 의사정족수 3인을 신설하고, 의결정족수를 출석위원 과반수로 변경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회의를 인터넷으로 실시간 중계하는 안도 포함됐다.
법사위 시작 전 방통위는 해당 개정안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국회 측 전문위원은 “방통위가 제시한 견해를 말하겠다. 의사정족수를 3인으로 하고 의결정족수를 출석위원의 과반수로 규정할 경우, 회의 개의가 제한돼 활발한 논의가 제한되고 정부 내 타 위원회 및 국회 등도 의사 의결정족수를 엄격하게 규정한 사례가 없으며 민생현안에 대해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거나 법령상 기한이 있는 안건에 대한 심의가 지연될 수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라고 밝혔다.
이날 법사위 회의에 출석한 이진숙 위원장은 개정안을 두고 “사실상 방통위 마비법”이라고 주장했다. 이진숙 위원장은 “지금 2명의 상임위원이 있다. 1월23일 복귀하고 가장 먼저 의결했던 게 호우 지역 피해자에 대해 수신료를 면제하는 것이었다. 만약에 지금 개정안에 나와 있는 것처럼 의사정족수를 3인으로 늘리면 지금처럼 국회에서 추천하지 않으면 2명의 상임위원이 있어도 방통위가 마비되는 결과가 나온다. 3인의 의사정족수라고 하는 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사실상 방통위 마비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5명이 합의해서 처리하라는 게 입법 취지다. 당시 법안소위 속기록 보면 다 나와 있다. 위원장은 여당 추천 인사가 하더라도 부위원장은 반드시 야당 추천 인사로 해라. 부위원장은 법적으로는 정하지 않았지만, 속기록에는 그런 취지로 하자고 해서 이 법이 통과된 거다. 합의제 기구라는 건 5인 전부가 합의해서 하라는 취지다.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을 안 하고, 이런 건 저희가 상상할 수 없어서 그런 조항을 안 만들어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입법 미비를 보완하는 취지다. 이 위원장이 짐작으로만 말하지 말고, 그때 속기록도 읽어보시고 하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민주당의 박범계 위원은 “윤석열 피청구인이 낼모레 파면될 텐데 그런 경우에도 지금 갖고 있는 2명만 가지고 방통위 합의제 기관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입장인가”라고 질문했고, 이 위원장은 “일단 파면될지를 알지 못하고, 국회에서 세 분을 추천해주길 간곡히 요청드린다”라고 답했다. 이에 박범계 위원은 “헌재는 4:4, 법원에서는 이진숙 위원장 입장이 다 패소했다. 헌법 21조 방송의 자유를 규정한 건 알고 있죠? 헌법 21조를 부정합니까?”라고 묻자, 이 위원장은 “그렇지 않다”라고 답했다.
박 위원이 “방통위가 합의제 기관인 건 맞죠?”라고 묻자, 이 위원장은 “맞다”라고 답했고, 박 위원은 “2인 체제에서 복직했다. 미래지향적으로 볼 때 정권을 떠나 합의제 기관으로서 5인 체제에서 과반수가 넘는 3인으로 하자는 입법 취지를 반대합니까?”라고 재차 묻자, 이 위원장은 “국회에서 3인을 추천해주시길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라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박 위원이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합의제 기관 방송의 자유 방통위가 갖는 국가적 공적 기능 수행 5명 중 적어도 세 명이 나와서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야 한다는 이 입장이 왜 그렇게 불편합니까? 반대합니까? 찬성합니까?”라고 묻자, 이 위원장은 “일단 법원에서 (2인) 방통위의 의결에 대해서 찬성하는 결정도 나왔고 반대하는 결정도 나왔다. 5인의 합의제 기관에 충실할 수 있게 3명을 추천해주시길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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