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가득 채운 尹지지자…대통령 도착하자 태극기 흔들며 환호 [르포]

헌법재판소 외에 안국역 앞 삼일대로에서도 대규모 탄핵 반대 시위가 열렸다. 장문항 견습기자

“탄핵 무효!” “헌재는 정신 차려!”

25일 오전 11시. 윤석열 대통령의 최종 변론이 몇 시간 앞으로 다가오자 지지자들이 하나둘씩 헌법재판소와 안국역 부근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몸에 두르고 등장해 탄핵 반대를 부르짖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위대 무리는 헌재 정문과 맞은편을 모두 점령했고, 경찰 역시 늘어난 시위대 인파에 대응해 경계 수위를 높였다. 이른 아침만 해도 차벽은 헌재 앞을 둘러싸는 정도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안국역 1번 출구, 재동초등학교, 창덕궁 인근까지 확장됐다.

대통령국민변호인단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19만 탄원서’ 박스를 들고 있다. 장문항 견습기자

시위대는 대부분 중장년층이었지만 곳곳에 2030 세대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중장년층은 가끔 청년 시위자가 지나갈 때면 “든든하다”, “나라의 미래다”라며 칭찬과 응원을 쏟아냈다. 대통령국민변호인단 기자회견에선 대학교 과 점퍼를 입은 학생들이 경찰, 공수처, 국회, 헌재 등을 강하게 비판했다. 발언이 끝날 때마다 시위대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들은 기자회견 이후 민주당 당적증명서를 찢는 퍼포먼스를 펼쳐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탄핵 반대’만큼이나 시위 현장에서 두드러진 문구는 ‘노 차이나(NO CHINA)’였다. 특히 고령층일수록 노골적인 반중 정서를 드러냈다. 60대 남성 A씨는 “우리나라에 중국의 프락치가 많다는 이야기를 주변, 유튜브를 통해 들었다”며 “곧 열릴 명동의 반중 집회도 참석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위자들 역시 보행을 통제하는 경찰에 “화교 출신이냐”며 화를 내거나 “민주당은 중국에나 가버려라”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탄핵 반대 시위대가 윤석열 대통령 호송차량이 지나간다는 소식에 태극기를 치켜들며 환호하고 있다. 장문항 견습기자

경찰이 열을 맞춰 안국역 2번출구 앞 횡단보도를 통제하자 시위대는 다시 그 주변으로 집결했다. 곧이어 순찰차가 여럿 지나가자 윤 대통령 도착을 직감한 시위대는 ‘윤석열’을 연호하며 시작했다. 곧이어 통행금지가 해제되자 헌재 맞은편의 시위자들은 정문을 향해 일제히 손을 흔들며 “대통령님 힘내십시오” 등 응원의 목소리를 보냈다.

헌재는 윤 대통령의 마지막 변론이 종결된 후에 재판관 평의 및 평결을 통해 탄핵 여부에 대한 결론을 도출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최후 진술에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감사하다”면서도 “12·3 비상계엄은 계엄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라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탄핵 심판 선고는 3월 중순쯤 이뤄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각 결정이 내려지면 윤 대통령은 즉시 직무에 복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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