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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 ‘예산 파동’, 野 합의 깨고 與 본회의장 점거… “중앙 정치와 닮은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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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의회가 작년 12월 20일 본회의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의원 단독으로 2025년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 소속 구의원들이 본회의장을 점거해 본회의는 제1회의실에서 열렸다. /서대문구의회 홈페이지 캡처
서울 서대문구의회가 작년 12월 20일 본회의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의원 단독으로 2025년도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 소속 구의원들이 본회의장을 점거해 본회의는 제1회의실에서 열렸다. /서대문구의회 홈페이지 캡처

서울 서대문구가 작년 말과 올해 초에 ‘예산 파동’을 심하게 겪은 것으로 25일 전해졌다. 먼저 구의회에서 합의됐던 예산안을 야당 소속 의원들이 일방적으로 파기했다고 한다. 그러자 여당 소속 의원들이 본회장을 점거했다. 이에 야당은 수정된 예산안을 다른 장소에서 단독 처리했다. 구는 이 예산을 받아들이지 않고 작년 예산을 그대로 적용하는 준예산을 편성하며 대응했다. 결국 구가 야당이 통과시킨 예산을 수용했지만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은 표면적으로는 구의회에서 여야 충돌이 빚은 일인데, 그 배경에는 지역구 국회의원의 작용이 있었다는 말이 나온다. 한 구민은 “중앙 정치의 나쁜 점과 닮은 꼴이 지방자치에서도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여론조사 결과 삭감 필요 정책” vs 국민의힘 “민주당 성향 사람들로만 조사”

2일 서대문구에 따르면 현재 구는 작년 말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의원들이 단독으로 통과시킨 7865억원 규모의 2025년도 예산을 지난 10일부터 집행하고 있다. 앞서 민주당 단독 통과 후 52일 간 예산이 제대로 집행되지 못했다. 서대문구와 구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은 파행 원인이 민주당 의원들의 일방적 합의 파기에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서대문구의회에서는 작년 12월 17일 국민의힘, 민주당, 개혁신당 3당 원내대표가 7914억원 규모의 예산안을 같은 달 20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20일 오전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갔다고 한다.

민주당 소속 구의원 8명은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에 있는 김영호 민주당 국회의원(서울 서대문을) 지역 사무실에서 오전 8시 30분쯤 모여 의원총회를 열었다. 이곳은 서대문구의회에서 1.2㎞쯤 떨어져 있다. 김 의원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고 한다. 민주당 구의원들은 사흘 전 합의를 깨고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49억원 규모의 사업 예산을 뺀 수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기로 했다.

이 대목에서 여야 주장이 갈리고 있다. 박진우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김영호 의원이 여야 합의안을 못마땅하게 생각해 예산안이 수정됐다”고 말했다. 반면 서호성 민주당 원내대표는 김 의원의 지시로 합의를 깬 것이 아니라면서 “예결위에 민주당 의원 숫자가 적어서 일단 합의한 뒤 본회의에서 수정하겠다고 미리 결정해뒀던 것”이라고 했다. 또 지역구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구의원 총회가 열린 것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은 “이례적”이라고 했지만, 민주당은 “가끔씩 한다”고 했다.

예산안 합의가 엎어졌다는 소식에 국민의힘 구의원들은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농성을 시작했다. 이 구청장은 구의회에 파견돼 있던 구 직원 9명을 복귀시켰다. 서 원내대표는 구의회 직원 33명 중 사무국장, 의사팀장 등 핵심 9명을 철수시킨 것이라면서 “본회의를 열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였다”고 말했다.

민주당 구의원들은 같은 날 오후 4시 본회의장이 아닌 제1회의실에서 본회의를 열어 수정된 2025년도 예산안을 단독 처리했다.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예결위원장 무소속 윤유현 의원은 본회의에서 “국회의원들이 와서 여기 기초의원을 하라”고 했다.

당시 민주당이 합의를 엎고 삭감한 예산은 ▲홍제천 카페 폭포 한류문화 체험관 조성 사업비 ▲클래식 공연 예산 ▲여자농구단 운영비 ▲홍제홍은역세권 활성화 사업 사전 준비 설계 용역비 ▲직원 기숙사 매입비 등이다. 민주당 측은 “주민 여론조사 결과 여성 농구단이나 직원 기숙사 사업은 삭감이 필요한 정책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측은 “여론조사를 민주당 성향 사람들만 갖고 실시했다”고 반박했다.

2024년 5월 4일 홍제 폭포 광장에서 열린 제14회 서대문구 어린이축제에서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오른쪽 첫 번째)과 (사)서울청소년효행봉사단 강성규 단장(오른쪽 세 번째)이 어린이들과 함께 ‘대한민국 어린이헌장’을 낭독하고 있다. /서대문구 제공
2024년 5월 4일 홍제 폭포 광장에서 열린 제14회 서대문구 어린이축제에서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오른쪽 첫 번째)과 (사)서울청소년효행봉사단 강성규 단장(오른쪽 세 번째)이 어린이들과 함께 ‘대한민국 어린이헌장’을 낭독하고 있다. /서대문구 제공

◇구청장 6차례 재의요구에 구의회 불응… 준예산 편성·선결처분도

서대문구는 “‘서울특별시 서대문구의회 회의 규칙’에 따라 예산안을 수정하려면 구의회 예결위원회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수정안이 바로 본회의에 상정됐다”면서 ‘날치기’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민주당 서호성 원내대표는 본회의 당시 “국회에서 (2025년도 예산안 통과 당시 민주당이) 특활비 등을 전액 삭감한 전례가 있다”, “예결위에서 수정한 예산은 본회의에서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이 전제” 등으로 말하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구청장은 이후 총 6차례 재의를 요구했으나, 민주당 소속 구의회 의장은 직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회의를 개의하지 않았다. 서대문구가 구의회에 파견했다가 철수시킨 직원 9명은 아직 복귀하지 않았다.

서대문구는 민주당이 통과시킨 예산안을 수용하지 않고, 전년도 예산에 준해 집행하는 준예산을 편성했다. 지난 달 20일에는 어르신 일자리, 학교 급식, 취약계층 설 명절 지원 등 25개 사업 예산 298억원을 집행할 수 있도록 이 구청장이 선결처분권을 시행하기도 했다. 선결처분권은 지자체장이 지방의회 의결 없이 예산을 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서대문구는 구의회가 계속 2025년도 예산안 재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이 구청장의 임시회 개의 요구에도 불응하자 지난 10일 부로 일단 구의회가 통과시킨 7865억원 규모의 예산을 그대로 집행하기로 했다. 구는 “회의 자체를 열지 않는 구의회 민주당 의원들을 신뢰할 수 없다”면서도 “정치놀음만 하고 있는 구의회를 더 기다릴 수 없다”고 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서대문구의회 예산 파동은 지방자치법 위반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행안부는 서대문구의 질의에 “지자체장의 요구에도 지방의회 의장이 임시회를 소집하지 않는 것은 지방자치법 위반”이라면서 “지자체장의 재의 요구를 지방의회가 반송 또는 거부할 수 있다는 명문화된 규정이 없다”고 답변했다. 또 서대문구의회 회의규칙에 따르면 예산안을 예결위 심사 없이 본회의에서 수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풍운의 정치인 김상현을 읽다' 출판기념회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축사를 듣고 있다. 김 의원은 후농 김상현 전 의원의 아들이다. /뉴스1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풍운의 정치인 김상현을 읽다’ 출판기념회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축사를 듣고 있다. 김 의원은 후농 김상현 전 의원의 아들이다. /뉴스1

◇2년 전 경전철 서부선 102번 정거장 위치 갈등이 배경으로 지적

이 같은 예산 파동은 이성현 구청장과 김영호 의원 간 개인적인 갈등이 배경이라는 말이 나온다. 서울 서부선 경전철 노선 중 서대문구와 은평구 경계 부근에 들어설 ‘102번 정거장’ 위치는 은평구 응암초 인근으로 정해져 있었는데, 이 구청장은 2년 전 서대문구 명지전문대 인근으로 바꾸자고 주장했다.

민주당 측은 “이 구청장이 지역 주민들에게 ‘위치 변경을 민주당이 반대한다’고 허위 사실을 말하고 다녔다”고 했다. 그러나 서대문구 관계자는 “당시 김 의원과 구의원들은 ‘원래 은평구로 정해져 있던 것을 왜 갖고 오려 하느냐’는 입장이었다”고 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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