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모빌리티 플랫폼 쏘카가 지난해에도 적자 실적을 남긴 것으로 나타났다. 쏘카 2.0 전략을 기반으로 체질개선을 단행한 데 따른 적자다. 다만, 체질개선 작업이 완료 단계에 접어들면서 각종 지표를 통해 그 효과가 나타나고 있을 뿐 아니라 분기 기준으로는 실적 개선 또한 뚜렷하게 확인되고 있다. 쏘카 2.0 전략을 통한 실적 반등의 원년으로 지목했던 올해 어떤 행보를 이어갈지 주목되는 이유다.
◇ 쏘카 2.0 전략 성과 본격화… 적자 실적에도 큰 기대
매출액 4,317억원, 영업손실 98억원, 당기순손실 310억원. 최근 공개된 쏘카의 지난해 연결기준 잠정 실적이다. 표면적으로는 큰 아쉬움이 남는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8.4% 늘어나며 사상 처음 4,000억원을 넘어섰지만, 적자가 지속됐다. 2022년 사상 처음 연간 기준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간 모습이다.
하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아쉬움보단 긍정적인 평가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 쏘카 측도 적자에 대한 아쉬움보단 의연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철저하게 계획된 전략에 따른 실적이자, 그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쏘카는 2023년 11월, ‘쏘카 2.0’ 전략을 전격 발표한 바 있다. 1년간의 집중투자를 통해 차량과 고객의 LTV(생애주기이익)를 크게 확대해 성장을 도모하는 전략이었다. 기존엔 단기 카셰어링 차량과 중장기 쏘카플랜 차량을 각기 운영하며 카셰어링 비수기에 차량을 매각했다면, 쏘카 2.0 전략 하에선 카셰어링과 쏘카플랜 차량을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며 차량 매각 시점을 미뤄 1대당 운영기간을 늘렸다. 한편으론 KTX와 숙박 등 다양한 영역으로 서비스 라인업을 확대하고 멤버십 제도를 강화했다. 이를 통해 차량 1대와 고객 1인에서 더 많은 수익을 일으키는 것이 쏘카 2.0 전략의 핵심이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일정기간 동안의 실적 악화는 피할 수 없었다. 쏘카의 실적 전반에서 운영차량의 중고차 매각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해왔다. 그런데 차량 운영기간을 늘리면서 중고차 매각에 따른 수익이 일시적으로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또한 선제적인 수요확보를 위한 마케팅 투자로 비용 지출이 늘어나기도 했다.
이에 쏘카는 한동안의 적자 등 실적 부진을 감수하면서 2025년을 본격적인 실적 반등 시점으로 제시해왔다.

결과적으로 쏘카의 이러한 전략은 맞아떨어지고 있다. 쏘카의 단기 카셰어링 매출총이익률은 2023년 18.4%에서 지난해 19.4%로 1%p 높아졌다. 이와 함께 쏘카플랜 매출액은 300억원으로 70.8% 급증했고, 쏘카플랜 매출총이익률도 지난해 하반기를 기해 흑자전환했다.
이를 바탕으로 분기 기준 실적은 이미 수익성 측면에서도 뚜렷한 개선세가 확인된다. 쏘카는 지난해 3분기 4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지난해 4분기에도 29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겼다.
관건은 실적 반등의 원년으로 지목했던 올해다. 올해는 기본적으로 쏘카 2.0 전략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며 연간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특히 이연된 중고차 매각이 본격 재개되고, 매각 차량이 늘어나면서 표면적인 실적 개선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여기에 핵심 자회사인 모두의주차장(주차 플랫폼)과 일레클(공유 전기자전거)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서비스 라인업을 확대한데 따른 효과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당초 계획 차질을 불러올 수 있는 변수도 존재한다. 경기침체와 불안정한 국정 상황이다. 이는 쏘카의 사업 및 실적에 적잖은 영향을 끼치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지난해 비상계엄 국면이 불거지면서 쏘카 이용 수요가 눈에 띄게 위축되는 양상을 보인 바 있다.
이에 쏘카는 목표치를 수정한 상태다. 기존엔 올해 영업이익 1,000억원을 목표로 제시했으나, 여러 상황들을 고려해 이를 하향 조정했다.
쏘카 측은 “올해는 차량 LTV의 유의미한 증가에 따른 자산 효율성 증대 및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며 “고객 편의성을 제고해 신규 이용자를 유입하고, 플랫폼 비즈니스의 꾸준한 고성장을 유지해 이용자 LTV를 극대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쏘카 2.0 전략이 본격적으로 열매를 맺기 시작할 올해, 흑자전환 등 실적 반등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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