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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이 SBS문화재단과 공동 주최하는 ‘올해의 작가상 2025’ 후원작가로 김영은, 김지평, 언메이크랩, 임영주 등 4명(팀)이 선정됐다. ‘올해의 작가상’은 매년 후원작가 4명을 선정해 신작 제작과 전시 기회를 주고 이 중 1명을 최종 수상자로 뽑는다.
김영은은 소리와 청취를 정치적이고 역사적인 산물 및 실천으로 간주한 작업을 해왔다. 소리와 청취가 특정 역사적 맥락 안에서 어떻게 구성되고 기술적으로 발전되는지, 그리고 청취가 지식 생산과 탈식민화 과정에서 어떤 가능성을 제공하는지를 탐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주와 이산의 경험을 지닌 특정 커뮤니티의 청취 방식을 탐구하는 신작 등을 제작할 예정이다.
김지평은 ‘동양화’의 개념과 기법에 들어 있는 전통적 세계관과 보는 방식을 비평적으로 해석해 왔다. 이를 통해 남북 분단의 현실, 여성의 몸, 자연과 행성 등의 주제를 서구 중심의 근대성 밖에서 사유한다. 최근에는 병풍, 족자, 화첩 등의 의미를 동시대 언어로 활성화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작가는 공인된 전통이 이미 근대성의 일부가 되었다고 보고 그간 전통이 스스로 배제해 온 재야의 미술, 야생의 사고, 신화의 상상력을 다시 길어 올리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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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빛나와 송수연으로 구성된 콜렉티브(작가집단) 언메이크랩은 한국의 발전주의 역사와 인공지능의 요소(데이터셋, 컴퓨터 비전, 생성 신경망 기술)를 교차시키며, 현재의 사회적·생태적 상황을 사변적 풍경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은 현대 기술에 내재된 인간 중심적 사고를 비트는 구작과 함께, 기술적 비장소(non-places)의 위태로움을 탐구하는 신작을 함께 선보인다.
임영주는 한국 사회에서 미신과 신념, 종교적 믿음이 형성·수용되는 과정을 관찰하고, 복합적인 경험과 매체(비디오, 설치, 퍼포먼스, VR, 책)를 통해 전달해왔다. 돌, 금, 바위, 바람, 새와 같은 자연 요소가 믿음의 대상이 되는 경로는 확실성, 합리성과는 거리가 멀다. 작가는 이러한 ‘불확실한 믿음’을 과학기술의 발전과 견주어 보며 현실 너머를 상상하고 나아가 죽음, 종말, 외계에 대한 실존적 차원의 이야기를 새롭게 구성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관에서 8월 29일부터 내년 2월 22일까지 후원 작가들의 구작과 신작을 전시한다. 후원작가들에게는 각각 5천만원의 창작 후원금이 지원된다. 전시 기간 공개좌담회와 심사를 거쳐 선정된 최종 수상작가는 상금 1천만원을 추가로 받는다. ‘올해의 작가상 2025’의 최종 선정자는 전시 개막 후 내년 1월 ‘작가 & 심사위원 대화’ 등 공개좌담회와 최종심사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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