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산 소방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이 교통사고를 당해 치료비를 감당해야 하는 고려인 어린이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
23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안산에 거주하는 고려인 김모(10)군은 지난달 18일 안산시 단원구 원곡동 집 근처에서 길을 건너다 차에 치였다.
차 밑으로 들어가 뒷바퀴에 끼인 채 15m가량을 끌려간 김군은 장이 파열되고 우측 대퇴 및 하지정강이가 변형되는 부상을 입었다. 김군은 소방헬기로 수원에 있는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돼 봉합술 등 긴급 수술을 여러차례 받고 퇴원한 뒤 안산에 있는 단원 병원으로 옮겨졌다.
김군의 부모는 일용직 노동자로 가정을 책임지고 있다. 김군 동생은 이제 만 3개월 된 신생아다. 이런 사정 탓에 사고 당시 김군이 병원으로 옮겨질 당시 병원에 함께 동행하지 못했다. 김군 어머니는 “사고를 당했을 때 아들이 눈을 뜨고 있었는데 계속 ‘사랑한다’고 말했다“면서 “아들이 병원에서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될까봐 너무 두려웠다”고 말했다.
김군의 상태는 점차 호전됐지만, 병원 치료비가 또 하나의 산이었다.
치료비는 2400만원이 나왔다. 재활에는 최소 650만원 이상이 들었다. 앞으로 걷는데 까지는 더 많은 치료비가 들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김군의 아버지는치료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안산 소방은 가정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는 소식을 듣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안산소방은 ‘따뜻한 동행 경기 119’라는 사랑나눔 프로젝트에 김군 사례를 신청했다.
사업은 자발적으로 소방공무원과 의용소방대가 매일 119원을 적립해 마련한 기금으로 도내 취약 계층의 생활 안정을 돕는 사업이다.

또 경기도 교통약자 광역이동지원 서비스 ‘하모니콜’과 연계해 2주 간격으로 아주대병원에 재활 치료를 가는 걸 도왔다. 특히 안산소방서 소방공무원, 의용소방대, 공무직 등 소방가족 모두는 자율적으로 성금 총 281만 원을 모았다.
지역 시민단체들도 팔을 겉어부쳤다. 이주민시민연대사회적협동조합(이주민시민연대)를 주축으로 안산희망재단, 이랜드복지재단 등 지역사회에서 모인 지원금 3000여 만원과 가해차량으로부터 받을 보험금 1500만 원을 치료비로 쓸 수 있게 됐다.
김군의 꿈은 고고학자다. 세계 지리를 좋아하고 다양한 나라의 문화를 배우길 좋아한다. 김군은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륜형 기자 krh0830@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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