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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끝나지 않은 재난] ① 갈 길 먼 피해 구제…“엄벌로 사기 고리 끊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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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첫 번째 전세사기 희생자 2주기, 주택 세입자 발언대회'를 찾은 한 참석자가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 22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첫 번째 전세사기 희생자 2주기, 주택 세입자 발언대회’를 찾은 한 참석자가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2023년 2월28일. 인천 미추홀구 일대를 뒤흔든 전세사기로 피해를 입은 한 30대 청년이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유서에는 “뭔가 나라는 제대로 된 대책도 없고, 이게 계기가 돼서 더 좋은 빠른 대책이 나왔으면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로도 석 달 새 인천에서 3명의 피해자가 세상을 등지는 등 안타까운 죽음이 이어졌다.

같은 해 6월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피해자법)’이 시행됐고, 2년이 흘렀다.

여전히 피해 회복은 더디다. 전세사기 근절을 위해 보다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집 없이는 못 사는데, 집 때문에 못 살겠다”…거리로 나온 피해자들

22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와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전국대책위) 주최로 ‘첫 번째 전세사기 희생자 2주기, 주택 세입자 발언대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미추홀구를 비롯해 서울, 경기 등 전국 전세사기 피해자 등이 모였다.

행사는 전세사기 희생자에 대한 추모 묵념으로 시작됐다.

이어 발언에 나선 전세사기 피해자 등은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박순남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전세 보증금은 서민들이 평생 모은 돈이거나, 만져 본 적 없는 거액의 대출금”이라며 “큰 금액의 전세 계약을 체결할 땐 자격증을 갖춘 공인중개사를 믿고 진행하는 것이 상식적인 일이다. 그러나 (건축업자) A씨 일당은 세입자를 속이고 기망하는 수법으로 수천 채의 전세 계약을 체결했고, 이런 수법은 전국에서 더 많은 피해자를 양산했다”고 토로했다.

안상미 전국대책위 공동위원장은 “먼저 간 희생자들의 뜻과 같이, 제도를 바꾸어 가며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고 싶다”며 “전세사기특별법이 제·개정됐지만 수많은 사각지대가 여전히 존재한다. 임차인 지위 상승 등 근본적 제도 개혁과 사기꾼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통해 사기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집 없이는 못 사는데, 집 때문에 못 살겠다” 등의 구호도 함께 외쳤다.

또 이날 ‘전세사기 특별법 연장 및 문제해결 촉구’ 서명운동, 희생자 추모 메시지 게시 등도 이뤄졌다. 시민들은 잠시 발길을 멈추고 서명운동 등에 참여했다.

최민정(29·여)씨는 “청년층으로서 전세사기 문제에 공감이 돼 (추모 메시지 공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며 “전세사기 피해 예방책을 알려주기보다는, 사기를 저지른 이들을 엄벌로 처벌하고 또 사회구조를 바꿀 수 있는 법 제도 보완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했다.

▲피해 인정 ‘3138건’, 전세사기는 여전히 ‘진행 중’

전세 사기 피해는 현재 진행형이다.

인천시 전세피해지원센터에 따르면 전세사기특별법 제정 이후 지난 20일까지 인천 전세사기 피해자 결정 신청 건수는 누적 3985건이다. 이중 피해자(또는 피해자 등)로 결정된 건 3138건이다.

군·구별로는 미추홀구가 1995건으로 가장 많았고, 부평구(358건), 남동구(257건), 서구(246건) 등이 뒤를 이었다.

미추홀구 일대에서 수백억원대 전세사기를 벌인 건축업자 A(63)씨에 대한 재판도 현재 진행형이다.

A씨와 공인중개사 등 공범들은 미추홀구 일대 공동주택 665채의 전세 보증금 536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세 차례에 걸쳐 기소됐다.

이 중 가장 먼저 기소된 148억원대 사건은 항소심에서 ‘반토막 감형’ 논란이 일었으나, 지난달 대법원에서 원심판결이 확정됐다.

또 전세사기 사건 중 최초로 ‘범죄단체조직죄’가 적용된 두번째 기소 사건에서는 주범 A씨에 대해 징역 15년이 선고됐지만, 법원은 범단죄에 대해선 무죄로 판단했다. 또 공범 30명에게는 무죄나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80억원대 추가 기소 사건은 다음달 첫 재판이 예정됐다.

2차 사건 선고 이후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원회는 입장문을 통해 “사법부는 제대로 된 판결을 내리겠지’란 실낱같은 희망을 부여잡으며 지금까지 버텨오며 살았다”며 “그러나 우리는 사법부에 의해 또다시 죽었다”고 했다.

/글·사진 정혜리·홍준기 기자 hy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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