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서 산 가짜 영양제로 건강 급격히 악화
정품 절반 가격에 속아 구매한 소비자 충격
이커머스 업체들 가품 단속 나섰지만 역부족

“간 수치가 2배나 폭등했어요.” 50대 이모씨의 절망적인 호소가 온라인 쇼핑몰을 뒤흔들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에서 저렴하게 구매한 유명 브랜드 영양제가 가짜로 드러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정품인 줄 알고 복용했다가 건강 적신호

이씨는 두 달 전 쿠팡 오픈마켓에서 미국 브랜드 ‘쏜 리서치’의 비타민 B 보충제를 정품 가격의 절반에 구매했다. 포장과 로고, 성분표는 정품과 비슷했지만 내용물은 달랐다. 정품의 살구색과 달리 하얀색에 크기도 작았다.
한 달간 복용한 후 이씨의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 평소 정상이던 간 수치가 영양제 복용 후 기준치의 2배 이상으로 치솟은 것이다.
자가면역질환으로 매달 검사를 받아온 이씨는 이런 수치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의사 권고로 영양제 복용을 중단하자 간 수치는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이커머스 업체들 안전 대책 마련 ‘총력전’

가짜 영양제 논란이 커지자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쿠팡은 해당 판매자를 영구 퇴출하고 유사 상품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고 불법·부정 상품 신고를 위한 별도의 신고센터도 운영할 예정이다.
11번가는 사전 예방에 중점을 두고 있다. 가품 이력이 있는 판매자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원천 차단하는 것이다.
11번가 관계자는 “피해 신고가 들어오면 즉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환불 조치를 취한다”며 “가품으로 확인되면 판매 금지는 물론 상품을 폐기 처분한다”고 밝혔다.

G마켓은 하루 90만 건 이상의 상품을 점검하는 ‘위조품 필터링’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검색 명칭부터 가격까지 다양한 요소를 복합적으로 분석한다.
또한, 지난 2017년부터는 ‘위조전담센터’를 설립해 1년 이내 신고된 가품에 대해 무상회수와 감정을 지원하고 있다.
오픈마켓 구조적 한계도 ‘걸림돌’

다만, 업계는 완벽한 차단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오픈마켓은 개인 판매자가 직접 상품을 등록하고 판매하는 구조라 플랫폼이 모든 상품을 검수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판매자가 서류를 허위로 제출했을 때 모두 발견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사전 서류 심사를 강화하고 법적 책임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소비자들은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SNS 등에서 ‘영양제 가품 판별법’을 공유하며 자체적으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영양제는 공식 판매처를 이용하거나, 구매 전 철저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