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위크=연미선 기자 최근 식품업계서는 ‘제로’가 트렌드다. 코로나 엔데믹이 찾아온 뒤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한 ‘헬시 플레져(healthy pleasure)’에 따라 즐겁게 건강을 관리하자는 취지에서 비롯됐다. 이런 가운데 일반 식품보다 열량이 낮고 당 함량이 적은 ‘제로 식품’을 다이어트 용도로 활용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 대체감미료 사용한 ‘제로 식품’, 마음껏 먹어도 될까
‘제로 음료’에서 시작된 ‘제로’ 트렌드는 최근 수요가 급증하면서 제로슈거 과자‧소주‧아이스크림‧커피‧간편식 등 가공식품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국내 제로 음료 시장 규모는 2018년 1,630억원에서 2023년 1조2,780억원으로 7.8배가량 성장한 것으로 파악됐다.
제로 식품의 핵심은 설탕을 대체할 수 있는 감미료를 활용한 점에 있다. 아스파탐‧수크랄로스‧아세설팜칼륨 등으로 대표되는 대체감미료는 일반 설탕과 같은 양을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열량이 같다. 그러나 단맛을 160~600배가량 낼 수 있어 같은 수준의 단맛을 내기 위해 훨씬 적게 사용된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하 소비자원)이 지난해 시중에서 판매되는 제로 음료 14개 제품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제로 음료의 열량은 일반 탄산음료의 1~22%로 나타났다. 설탕 대신 첨가한 감미료 또한 일일섭취허용량(ADI) 대비 3~13%로 높지 않은 수준이었다.
이러자 제로 식품 마케팅 방식과 함께 소비자의 인식 속에 제로 식품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식품’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됐다. 열풍이 일었던 ‘헬시 플레져’ 트렌드 또한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를 포함한 전문기관,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는 제로 식품을 다이어트 식품으로 섭취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 “장기적 다이어트 용도보단… 단기적 ‘당 줄이기’로 활용해야”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23년 5월 발표한 ‘비당류감미료 사용에 관한 지침’을 통해 “다이어트 및 질병 저감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권고하고 있다.
감미료는 크게 영양감미료와 비영양감미료로 나뉜다. 영양감미료는 설탕‧과당‧당알코올 등으로 대표된다. 에리스리톨‧말티톨 등 당알코올과 아스파탐‧아세설팜칼륨‧수크랄로스 등 비영양감미료는 제로 식품에 설탕 대신 흔히 쓰이는 대체감미료다. 비영양감미료는 영양분이 거의 포함되지 않은 감미료로 비당류감미료를 포함한다.
WHO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비당류감미료의 건강 영향과 관련해 370개의 연구에 대한 문헌 고찰과 에너지 섭취에 관한 26개의 무작위대조시험을 메타분석한 결과, 비당류감미료 섭취가 일일 총에너지 섭취를 134kcal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단기간으로 활용할 때는 체중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간 사용 시 심혈관 대사 위험 등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한당뇨병학회지에 실린 연구보고서에서는 WHO의 연구 결과와 관련해 “비당류감미료는 단기적으로 당류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장기적인) 비당류감미료의 사용은 당뇨병 발병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심각한 질병이 아니더라도 식습관에 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도 보고된다. 이와 관련된 한 보고서는 “단맛으로 인한 음식의 맛 증가로 섭취량이 늘어날 수 있고, 단맛에 익숙해져 있으면 감미료를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당질의 섭취량이 많아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어 “식욕과 음식 섭취의 보상 효과와 관련해, 열량이 있는 감미료에 비해 비영양감미료가 열량 밀도가 낮고 삼투압이 낮아 위배출 속도나 포만감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서 “또한 비영양감미료를 사용한 이후 에너지 섭취가 일부 증가할 수 있는 보상 효과는 음료보다는 식품을 섭취했을 때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대한당뇨병학회가 출간한 ‘당뇨병 진료지침’에서는 식이조절을 하는 경우 감미료를 통한 당 줄이기보다는 “단맛 선호로 인해 식생활에서 당류의 섭취량이 늘어나지 않도록 단맛이 강한 음식을 제한하는 식습관으로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권고하고 있다.
식약처는 “제로슈거‧무당 등을 표시하는 제품은 소비자가 덜 달고 열량이 낮아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오인‧혼동할 우려가 있다”면서 “2026년 1월 1일부터는 당류 대신 감미료를 사용한 식품에 제로슈거‧무당 등의 강조 표시를 하는 경우, 해당 표시 주위에 감미료 함유 표시와 열량 정보를 함께 표시하도록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제로 식품에 다른 원료가 포함된다는 점도 과잉 섭취 측면에서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예컨대 제로 음료 중 콜라형 제품에는 카페인이 들어있다. 소비자원 조사 결과 콜라형 제로 음료 4개 제품에는 100ml당 3~13mg의 카페인이 함유됐다. 어린이(체중 30kg) 기준으로는 카페인이 가장 많이 첨가된 제품(46mg)을 하루 두 캔 이상 섭취할 경우, 최대 일일섭취권고량(75mg)을 초과할 수 있다.
※ 결론 : 사실 아님
Use of non-sugar sweeteners WHO guideline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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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5. | World Health Organization |
비당류감미료가 일반인 및 당뇨병환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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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 대한당뇨병학회지 |
비영양감미료(Non-Nutritive Sweeteners)의 효과와 안전성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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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 서울대학교병원 급식영양과 |
2023 당뇨병 진료지침 제8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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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05. 12. |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위원회 |
제로음료 감미료와 당류 함량 및 중금속 등 안전성 시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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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8. 01. | 한국소비자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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