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등 관세 조치에서 한국을 제외할 것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반도체법 보조금 등 대미 투자 기업에 대한 지원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미국 정부에 공식 전달했다. 또 무역 현안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양국 간 고위급 협의도 제안했다.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지난 17일(현지시각)부터 20일까지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백악관, 상무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등 정부 관계자와 의회 및 싱크탱크 전문가를 면담해 이 같은 우리나라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 차관보는 백악관, 상무부, USTR에 두 나라 간 긴밀한 경제 관계에 대해 설명하고, 우리 기업이 대규모 대미 투자로 미국 경제에 고용 창출 등으로 기여하고 있음도 강조했다.
박 차관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양국 간 거의 모든 품목에 대한 관세가 이미 철폐됐음을 강조하면서 한국이 상호관세와 철강·알루미늄 등 제반 관세 조치에 포함되지 않도록 요청했다고 전했다.
또 양국 간 고위급 협의를 통해 주요 현안과 협력 확대 방안을 이른 시일 내에 논의하자고 미 정부 제의했음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21일 “미국의 내각 인준 동향에 따라 고위급 방미 등 대미 협의를 적극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연 수출 지역 담당관 회의에서 “미 신정부 출범 이후 철강, 알루미늄에 25% 관세 부과 등 관세를 중심으로 통상정책들이 연이어 발표되면서 우리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이 매우 증대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1월 한국 수출은 장기 설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등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2% 감소한 491억달러에 그쳤다.
지역별로는 우리나라의 양대 시장인 미국과 중국 수출이 모두 감소했다.
대미 수출은 반도체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증가했으나 자동차(-31%)와 일반기계(-30%) 수출 감소 등으로 전체적으로 9.4% 감소한 93억달러에 그쳤다.
대중국 수출은 반도체(-9%), 석유화학(-0.4%) 수출 감소 영향 등으로 전년보다 14.0% 줄어든 92억달러를 기록했다.
정 본부장은 “권한대행 주재 ‘대외 경제 현안 간담회’ 등을 통해 미 통상 조치 대응 전략을 논의하겠다”며 지난 18일 발표한 범부처 비상 수출대책을 통해 기업 부담을 최소화하고 수출 시장 다변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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