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몇 번이고 물감을 쌓아 올립니다. 규칙성과 우발성, 색채의 요소를 통해 빛을 회화에 가둡니다.”
SH 갤러리 서울이 올해 첫 전시작가로 코이즈미 료(Koizumi Ryo, 小泉 遼)를 선택했다.
일본 후쿠시마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코이즈미 료는 자연과 선(禪), 만다라, 순환성 등 동양적 사유의 탐구를 작업에 반영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철학적 성찰과 개인적 정체성을 결합한 추상 회화가 주를 이룬다. 동양적 미학과 현대적 표현이 조화를 이루고 독창적인 시각적 언어를 구축해 왔다.
이번 전시 ‘A RAY OF LIGHT’는 그의 대표작인 ‘Halo’ 시리즈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Halo’ 시리즈는 원형을 반복적으로 그리는 신체적 행위를 통해 작가 자신과 대면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작업이다. 두꺼운 유화 물감의 층 위에 반복적인 원의 패턴이 쌓여 있다. 시작도 끝도 없는 시간성과 순환성을 상징하고, 관객들에게 깊은 몰입과 경외의 경험을 선사하는 작품 시리즈다.
그는 빛을 통해 회화와 관객 간의 감정적 울림을 탐구하기도 한다. 여러 번의 붓질을 통해 쌓아 올린 물감의 층은 규칙적 반복과 우연성이 공존하는 화면을 형성한다. ‘후광’을 의미하는 ‘Halo’라는 제목처럼, 그의 작품은 빛의 신비로운 흐름과 무한한 질서를 담아낸다.
지난 13일 오프닝 리셉션에 참석한 코이즈미 료는 “작품을 창작하는 것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저에게 한 줄기 빛일지도 모른다”며 “후쿠시마를 떠나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하는 것도 제 작품에 의미있게 반영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 관람은 무료이고 3월 8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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