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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에게는 국산 대신 수입산?’… 韓 시장서 밀리는 K-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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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줄 분유를 고르는 데 일주일이 넘게 걸렸어요. 결국 수입 브랜드를 선택했죠. 가격이 비싸긴 하지만, 성분이나 안전성 면에서 더 믿을 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달 전 첫 아이를 낳은 손주현(34)씨는 이렇게 말했다. 손씨처럼 수입 분유를 선택하는 부모들이 늘면서, 국내 분유 브랜드들이 힘겨운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통계에 따르면 국내 소매 유통채널을 통한 분유 판매액은 2023년 상반기 158억9300만원를 기록한 이후 계속 줄고 있다. 2023년 하반기에는 142억3500만원, 2024년 상반기에는 120억5000만원으로 24% 감소했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 분유판매대. /연합뉴스
서울 시내 대형마트 분유판매대. /연합뉴스

◇ 국내 분유 브랜드 ‘고전’

내로라하는 국내 분유 브랜드들은 고전하고 있다. 국내 브랜드 가운데 매출 1위인 매일유업의 앱솔루트는 2023년 상반기 소매 판매액이 32억2000만원에서 2024년 상반기 24억원으로 28% 줄었다.

이 수치는 at가 대형마트, 체인슈퍼, 편의점 등을 포함한 소매점에서 집계한 매출을 기준으로 한다. 이커머스(전자 상거래) 매출이 빠져있어 절대 액수는 적지만, 소비 판도 변화를 파악하기에 적합하다.

일동후디스의 산양분유 역시 같은 기간 소매 판매액이 20억9000만원에서 15억4000만원으로 27% 감소했다. 남양유업의 분유 브랜드 임페리얼과 아이엠마더는 이 기간에 각각 24%, 17%씩 감소 폭을 보였다. 롯데웰푸드의 유제품 브랜드 파스퇴르 역시 분유 소매 매출이 24억200만원에서 19억5000만원으로 19% 줄었다.

◇ ‘2배 비싸도’ 잘 팔리는 수입 분유

반대로 이 기간 수입산 분유는 성장을 거듭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프랑스 다논이 제조한 분유 ‘압타밀(Aptamil)’의 소매 매출액은 2023년 상반기 854억원에서 2024년 상반기 946억원으로 11% 증가했다. 유로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압타밀은 독일에서 35%, 영국에서 32%, 프랑스에서 28%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압타밀은 국내에 2017년 공식 진출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압타밀은 국내 진출 5년 만인 2022년 2분기 국내 분유 시장에서 점유율 21%를 기록하며 매일유업으로부터 1위 자리를 빼앗았다.

압타밀에서 고가 제품으로 꼽히는 프로푸트라 듀오어드밴스는 국내에서 800그램(G) 한 캔당 4만5000원에 달한다. 같은 용량 국내 제품 가격 2배에 달한다. 압타밀은 최근 6개월 동안 두 차례 가격을 인상했지만, 인기는 식지 않았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관세청 수출입 통계를 살펴봐도 수입분유 선호 현상은 뚜렷하다. 지난해 조제분유 수입량은 4912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은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가운데, 수입분유 수요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입액 역시 2020년 8317만달러에서 매년 10% 안팎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9676만 달러(약 1400억원)을 기록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독일(2040톤), 뉴질랜드(1306톤), 아일랜드(417톤), 프랑스(380톤) 순이었다.

2010년대 초반 한때는 국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미국산 분유 시밀락(Similac)은 2022년 미국에서 해당 제품을 먹은 영·유아 2명이 세균 감염으로 숨지면서 인기가 식었다.

◇ 새활로 찾는 K-분유… 동남아로 나간다

유(乳)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수입 분유는 온라인 플랫폼을 타고 입소문을 얻으며 인기를 얻었다. 육아 커뮤니티를 통해 활발하게 제품을 리뷰하고, 해외 직구로 정보 공유가 활발히 이뤄지면서, 수입 브랜드 정착과 성장을 이끌었다.

한국유가공협회 관계자는 “인구구조가 바뀌고, 신생아 수는 줄었지만 각 자녀에 대한 씀씀이는 줄지 않았다”며 “압타밀 같은 해외 브랜드가 연구·개발 비용도 크게 투자하고, 모유 성분 연구 수준도 높다보니 해외 직구를 해서라도 외국 분유를 먹이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유업계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인구 고령화·출산율 저하로 분유가 덜 팔리는 상황에 대비했다. 국내 기업들은 분유 사업 의존도를 줄이고 사업을 다각화했다.

매일유업은 단백질 보조제 셀렉스, 베이커리 브랜드 밀도, 환자식·고령친화식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일동후디스는 분유 사업 비중이 2020년 78%에서 2021년 53%로 크게 감소했다. 현재일동후디스는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하이뮨을 앞세워 성인영양식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인구구조상 아직 출산율이 높은 국가로 분유를 수출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이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10개국 분유 수출액은 3070만달러(약 442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4년 1050만달러에서 10년 새 약 3배 급증했다.

남양유업은 캄보디아에서 강세를 보인다. 아세안 국가 중 최대 분유 수출국 캄보디아행(行) 분유 물량 가운데 80~90%는 남양유업 제품으로 알려졌다. 롯데웰푸드는 베트남 시장에서 현지 특화 제품 뉴본을 앞세워 브랜드를 강화하고 있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가 유럽산 분유를 선호하는 것처럼 동남아 소비자는 한국산 분유를 좋아한다”며 “다만 일부 국가에서 분유는 높은 관세를 물어야 하는 상품인만큼 시장 다각화가 필수 선결 조건”이라고 말했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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