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대선 겨냥해 기업 찾아 ‘우클릭’
“국내 산업 보호 역할 많이 할 것”
이튿날엔 지지 기반 ‘노총’ 만나
’52시간 유연화’ 불만 잠재울지 관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현대자동차 생산 현장을 찾아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한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표는 20일 충남 아산에 위치한 현대차 공장에서 ‘자동차 산업 통상 간담회’를 갖고, 생산력 제고를 위한 근무 환경 등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이날 일정은 국내에서는 조기 대선 현실화 가능성이, 미국 발(發)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동시에 자동차에 25%의 관세 부과가 예고되는 상황이 맞물린 가운데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이날 이 대표는 “이런 (자동차와 같은) 전략·산업분야에 대해서는 국내생산을 촉진하는 지원하는 일종의 세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겠다”고 공언했다. 최근 친기업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과 맞물려, 통상위기를 고리로 사실상 기업에 대한 ‘감세’ 혜택을 주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간담회에 앞서 본관을 찾아 방명록에 “‘함께 사는 세상’ ‘현대자동차’ 세계 석권을 응원한다”고 적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동석 현대차 사장과 아이오닉9 앞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한 뒤, 강훈식·문진석·김원이·복기왕·이재관 의원과 이건태 대변인, 이해식 당대표 비서실장 등 민주당 관계자들과 함께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경영진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이 대표는 “요즘 국내의 경제가 상당히 어려운데, 그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현대자가 대한민국 경제·산업발전을 선두에서 이끌어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이 어려운 환경을 개선하는데 큰 역할을 해주시길 기대한다”고 했다.
또 “지금 미국이 국내 산업보호, 또 국내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과하다고 여겨질 만큼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며 “현대차도 미국 현지투자를 했는데 기존에 지원해주기로 했던 것들이 지금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상당히 어려움에 처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편으로 보면 우리 대한민국의 산업경제도 자칫 공동화의 위험에 빠져 있는데, 미국 정책에 대해서 우리도 배울 것은 좀 배워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국내 산업보호, 국내 일자리 확충을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많이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 대표는 “우리가 아까 산업 공정을 보면서 ‘이게 결국은 앞으로는 인공지능 로봇에 의해서 이것이 대체될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실질적인 산업변화를 우리는 준비해야 되고 피할 수는 없는 것이고 새로운 기회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나아가 “정부 차원, 정치권 차원에서 국내자동차 산업 보호를 위해서 일자리 확충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게 되는데, 기존에 지원체계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들이 있었다”며 “공제제도라고 이야기해야 될지, 촉진세제라고 이야기해야 될지, 뭐라고 보든 간에 국내산업, 국내생산소비를 지원하기 위한 세제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간담회에 함께 자리한 이동석 현대차 사장은 “최근 여러 가지 미국의 통상 압력이 있다”면서 “자동차 메이커(생산자)뿐 아니라 전 산업에 연관효과가 크다.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고 동반 성장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대차 측은 비공개로 이어진 간담회에서도 이 대표에게 “각국이 보호 무역과 자국 산업 보호 방향으로 틀며 수출이 굉장히 어려워지고 있다”며 “내수 활성화에 정치권이 신경 써달라고 했다”고 한 것으로 이건태 대변인이 기자들을 만나 전했다.
이 대변인은 “(현대차 측이) 미국이 힘으로 통상 경쟁국과 상대국에 영향을 미치려고 하는데 힘이 부족한 우리들로선 속도가 중요하니 정치권이 발빠르게 업계 요구에 부응해 움직여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또 현대차 측은 전기차 분야 지원 유지와 수소 생태계 경쟁력 확보, 한미 의원 외교 강화 등을 이 대표에게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이 같은 요청을 충분히 들은 뒤 “한국 자동차 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고 세계를 선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을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이날 현대차 경영진을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한데 이어, 이튿날인 21일에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 양대 노총을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며 ‘노사’를 아우르는 행보에 들어간다.
기업을 만나서는 경제 성장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반대 측면에서는 지지기반인 노동계를 만나 반도체 연구·개발(R&D) 분야 주 52시간 제도 유연화 등을 둘러싼 불만의 목소리를 어느 정도 잠재우려는 취지로 보인다. 민주당은 양대 노총 지도부와 최근 노동 이슈를 두고 가감없는 의견을 교환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전날에는 K 방산과 조선산업 비전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우리 산업 일선에서 뛰고 계시는 기업인들, 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정치가 할 수 있는 일, 특히 민주당이 할 수 있는 일들이 어떤 것인지 잘 찾아내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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