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에 발목 잡힌 아파트
전용 84㎡ 신축 아파트가 1억6000만원대 매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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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6000만 원이면 84㎡ 아파트를 살 수 있다고?”
경남 거제의 한 신축 아파트가 최초 분양가의 절반 수준으로 매물을 내놓으며 ‘반값 할인’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단지는 2017년 5월 준공됐지만 8년이 지나도록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는 곳이다.
최근 지역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분양가는 더욱 낮아졌고, 전세가보다도 저렴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논란이 된 아파트는 경남 거제 덕포동에 위치한 ‘거제옥포도뮤토’다. 포스코A&C와 포스코ICT가 공동 시공한 이 단지는 지상 20층, 8개 동, 총 518가구 규모다.
분양 당시 전용면적 84㎡의 분양가는 약 2억 9000만 원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1억 6000만 원대까지 떨어지며 반값 수준으로 매매가가 형성되고 있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2억 3000만~2억 4000만 원에 거래된 곳이지만, 최근 지방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면서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현재 공급자는 남은 물량을 소진하기 위해 3.3㎡당 400만 원대에 할인 분양을 진행 중이다.
이는 최근 신축 아파트 건설 공사비(3.3㎡당 600만~700만 원)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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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파트의 최근 전세 실거래가는 1억5000만 원 안팎이다. 전세 매물도 1억2000만~1억3000만 원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즉, 전세 계약을 맺고 2000만~5000만 원을 추가하면 아예 아파트를 소유할 수도 있는 셈이다. 하지만 매수자들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고금리와 경기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거제뿐만 아니라 지방 부동산 시장 전반이 얼어붙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가격을 낮춰도 매수자가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심화되는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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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 12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경남 지역 미분양 주택은 5347가구에 달한다. 이는 전월(5213가구) 대비 2.6% 증가한 수치다.
특히 거제시는 486가구의 미분양 물량이 쌓여, 경남 지역에서 네 번째로 많은 미분양을 기록했다.
거제시는 과거 2017년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4년 10개월 만인 2021년 말에야 그 지위를 벗어났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다시 미분양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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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월 기준 아파트 분양 전망 지수는 113.5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월(115.7) 이후 가장 높은 수치지만, 여전히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어 단기간 내 미분양 해소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거제뿐만 아니라 지방 부동산 시장 전반이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출 규제, 경기 침체, 금리 부담이 겹치면서 지방 아파트의 미분양 해소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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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신축과 구축 가릴 것 없이 매수자가 사라졌다”며 “급매물로라도 처분하는 것이 공급자 입장에서는 최선”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실거주 목적이라면 저렴한 가격에 내 집을 마련할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면서도 “투자 목적이라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거제의 ‘반값 아파트’는 지금의 부동산 시장이 얼마나 얼어붙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향후 금리 인하, 경기 회복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지만, 당분간 지방 아파트 시장의 한파는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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