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종전 협상이 미국과 러시아 간에 진행되면서 우크라이나와 미국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압박하면서 종전 협상을 받아들이도록 강요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독재자’로 부르면서 종전 협상을 위해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국가가 없어질 위험이 있다며 거듭 위협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키이우에서 열린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허위정보의 거품 속에 갇혔다”고 공개 비판한 뒤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18일 젤렌스키 대통령을 “지지율이 4%에 불과하다”며 비판하면서 대통령 선거를 촉구하는가 하면 우크라이나가 먼저 러시아와 전쟁을 시작했다는 근거 없는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직격했던 것이다. 젤렌스키는 임기가 끝났지만 우크라이나 헌법상 계엄하에선 선거를 치를 수 없게 돼 있어 대통령직을 계속 수행중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최근 몇 달간 인기가 하락했지만 키이우 국제사회학연구소가 실시한 2월 여론조사에서 우크라이나 국민 57%가 그를 신뢰한다고 응답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1기 정부의 부통령이었던 마이크 펜스도 SNS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우크라이나가 이 전쟁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며 “러시아가 잔혹한 침략을 감행해 수십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이라고 지적하고 “평화로 가는 길은 진실 위에 세워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는 19일 늦은 시간에 젤렌스키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민주적으로 선출된 지도자”라며 지지를 표명했고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민주적 정통성을 거부하는 것은 “잘못되고 위험하다”고 말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18일 우크라이나와 유럽연합을 배제한 채 사우디 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종전 협상을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이 “매우 잘 진행됐다”고 말했고 러시아 측도 만족감을 표시했다.
미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 정부의 태도를 바꿨다면서 이는 미국이 전쟁 중에 편을 바꾸는 놀라운 광경이라고 논평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이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만든 국제적 동맹과 우정을 거부하는 국가가 되고, 푸틴과 같은 권위주의자들과 타협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외교정책을 놀랍게 변화시킨 사례라고 꼬집었다.
CNN은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들은 유럽 동맹국들 사이에서도 ‘트럼프가 크렘린에 있는 친구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우크라이나에 평화 협정을 강요하려 할 것’이라는 새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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