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른바 ‘민주당 중도보수’ 논란을 피하지 않는 모양새다. 특히 자신의 발언을 둘러싼 당내 정체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날도 현대자동차 공장을 방문해 국내 산업 육성 정책을 강조하는 등 친기업·친성장·실용주의 행보를 선보였다. 조기 대선 과정에서 지지층 확장을 노린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20일 충남 아산시 현대차 공장에서 열린 ‘국제 통상 환경 변화 대응 방안 모색을 위한 자동차 산업 현장간담회’에서 “기업 성장이 나라 경제 성장의 전부”라며 “산업 전환도 피할 수 없고 새로운 기회도 만들어야 한다. 국내 생산 확충 장려를 위한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트럼프 2기 정부 출범과 맞물려 발생한 외교·통상 환경 변화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국내 생산 등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기업 성장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과 로봇에 의한 산업 전환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성장론을 꺼낸 셈이다.
이는 지난 18일 이 대표가 한 유튜브에 출연해 민주당을 중도보수로 규정하면서 발생한 논란을 정면 돌파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지지층 확장을 시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대표의 최근 행보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 대표는 12·3 비상계엄 이후에도 줄곧 AI로 대표되는 새로운 과학기술을 앞세워 ‘성장·실용주의’ 등을 해왔다. 여기에 최근에는 ‘헌정수호연대’까지 띄우는 등 12·3 비상계엄에 반대하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동의하는 중도·보수 세력까지 포용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진보·중도·보수 등을 아우르는 연대를 통해 통합을 기초로 한 차기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시도라는 해석이다.
또 차기 조기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힘 출신 보수 계열 후보 등의 입지를 좁게 만들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탄핵안 가결 이후 과정에서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과 새로운 관계 정립이 사실상 무산된 탓에 중도·보수층이 흔들릴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이러한 전략의 바탕에는 당내 장악에 대한 자신감도 깔려있다. 이 대표는 22대 총선과 당대표 연임을 위한 전당대회를 겪으면서 사실상 당내 주류 장악에 성공한 바 있다. 의도적인 발언을 통해 지지층을 확장하는 동시에 기존 지지층 내 반발은 당내 장악을 바탕으로 끌어안는 방식이다.
이 대표가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중도보수 관련 또 다른 발언이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특히 국방·안보 등 당초 민주정당 계열에서는 사실상 언급을 꺼리던 이슈를 꺼낼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보수 계열 정당에서 민주당을 향한 가장 큰 공격거리였던 대북 정책에 대해서도 기존과 다른 입장이 나올지도 관심이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이 대표에 대한 비호감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으로 중도보수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DJ처럼 현재 정치 상황에 대해 탄력적으로 잘 대응하고 있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극단적으로 오른쪽으로 치우친 상황에서 비어 있는 중도우파라는 공간을 공략했다. 실용주의·성장·인공지능 등에 대한 정책·메시지를 일관적으로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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