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원에 따르면 K·제프의 조직은 SNS에서 이성에게 환심을 산 뒤 돈을 가로채거나, 특정 행동을 강요하는 로맨스 스캠 방식으로 마약 운반책을 조달했다. 한국으로 마약 운반을 시킬 목적으로 한국인과 국내에 무비자로 입국할 수 있는 외국인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조직원들은 국제기구 요원, 정부 기관 소속 직원, 변호사 등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접근했다. 피해자들은 ‘연인 관계’ ‘투자 기회’ 같은 거짓말에 속아 해외로 유인됐다. 이후 ‘선물 대리 전달’ 등의 명목으로 백팩, 여행가방, 초콜릿 등을 다른 국가로 운반했다. 그 안에 마약이 은닉돼 있었다.
작년에는 한국인 50대 여성이 이 조직의 금융사기 수법에 속아 브라질로 출국해 코카인이 숨겨진 제모용 왁스를 받아 한국을 경유해 캄보디아로 가려다 적발됐다. 국정원이 현재까지 확인한 운반책 피해자는 10여 명이다.
국정원은 2020년부터 K·제프의 조직을 추적해왔다. 국정원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와 공조해 2021년 가나에서 들여온 마약을 유통하려던 국내 체류 나이지리아인 조직을 적발하면서 꼬리가 잡혔다.

국정원은 현재까지 7차례에 걸쳐 이들 조직이 유통하려던 메스암페타민 28.4㎏, 대마 17.2㎏ 등 총 45.6㎏의 마약을 압수했다. 시가로는 972억원 상당이다. 총책을 포함해 조직원 37명을 검거했다.
국정원은 이번 K·제프 검거 당시 은신처와 새로운 범행 정황 등을 나이지리아 마약법집행청에 지원했다. 또 국제범죄 담당 요원은 현지에 급파돼 나이지리아 당국 무장요원들과 함께 본거지를 급습했다.
국정원은 “최근 미국 정부가 마약 단속을 강화해 판로가 막힌 북미 마약 조직이 우리나라 등 아시아8태평양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 온라인에서 만난 사람이 요구하더라도 해외로 출국하지 말고, 해외에서 물품 운반 요청을 받으면 거절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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