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강남권 재건축 시장 공격적 행보
수조 원 규모 재건축 사업 잇따라 수주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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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까지 40억이었는데, 오늘은 43억입니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매물 호가가 하루 만에 몇억씩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되면서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서울시가 규제 해제 가능성을 언급했던 지난달에도 한 차례 가격이 뛰었지만, 이번 해제 이후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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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4일 기준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의 매물은 연초 대비 36.7% 감소했다.
전용 84㎡의 실거래가는 39억3000만원이었으나, 지난달 최고 호가였던 40억원을 넘어 현재 43억원까지 치솟았다.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방에서 갭투자를 하려는 사람이 찾아왔지만, 집주인이 매도를 보류하면서 계약이 무산됐다”며 “일부 집주인들은 실거래가 30억원 돌파를 기대하고 있어 쉽게 거래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삼성이 떴다… 재건축 시장도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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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집값 상승의 또 다른 변수는 삼성물산이다.
최근 재건축·재개발 시장에서 삼성물산이 본격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강남권 부동산 시장의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삼성물산은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를 5조원으로 설정하며 공격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서울 한남4구역 재건축 사업을 따낸 후,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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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반포4차 재건축에서는 삼성물산이 단독 입찰하며 경쟁사를 압도했다.
GS건설이 공들여 온 잠실 우성아파트 재건축 역시 삼성물산이 뛰어들며 팽팽한 경쟁이 벌어지는 중이다.
개포주공5·6단지에서는 현대건설과 맞붙었으며, ‘래미안’ 브랜드 선호도가 높아 삼성물산의 승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는 “한남4구역 수주 이후 삼성에 대한 신뢰도가 급상승했다”며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 삼성물산이 주도권을 쥐면 집값이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강남 집값, 대체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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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강남권 집값이 다시 한번 급등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규제 완화로 갭투자가 가능해진 데다, 삼성물산의 강세가 시장에 기대감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규제에서 풀린 지역은 학군과 교통 등으로 인해 대기 수요가 많다”며 “갭투자와 외지인 자금이 몰리면서 강남 일부 지역의 거래와 가격이 집중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압구정, 반포 같은 초고가 지역으로 매수세가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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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3구역 등 재건축 대기 단지들이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택할 경우, 브랜드 프리미엄 효과로 가격 상승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삼성이 움직이면 시장이 요동친다”며 “이번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도 삼성 브랜드의 영향력이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강남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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