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51% AI 영향권…27% 일자리 위험
청년층 ‘쉬었음’ 인구 12.3% 증가해 41만명
AI 혜택은 대기업에 집중…격차 더 벌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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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취업이 힘든데, AI가 일자리까지 위협한다니…”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더 큰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AI와 한국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AI 도입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가며, 이 중 27%는 일자리를 잃거나 소득이 감소할 것이라 전망했다.
AI가 바꾸는 일자리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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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핵심은 일자리 지형 변화다. 통신 판매직, 법률 사무직, 고객 상담원, 회계 사무원 등이 우선적인 위험군에 속한다.
이들 직종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들로 AI가 빠르게 대체할 수 있는 만큼 임금 하락이나 실직 위험이 크다.
오삼일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연구팀 팀장은 “AI 전환 과정에서 인간의 판단이 필요한 직업군을 늘리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AI와의 협업이 가능한 직무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더 깊어지는 청년 취업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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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15~29세 청년층의 ‘쉬었음’ 인구는 41만 1000명으로 전년 대비 12.3% 증가했다.
제조업 취업자는 6000명 감소한 반면, 단순 노동이 많은 운수·창고업 취업자는 5만 6000명 늘었다.더 우려되는 것은 이런 단순 노동직마저 장기적으로는 AI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특히, 현재도 청년 취업 상황은 심각한데 기업에서는 경력직 선호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 첫 취업부터 어려움을 겪는 청년층의 타격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AI가 가져올 양극화 우려

AI 도입의 혜택은 불균형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은행 보고서는 AI 도입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국내총생산(GDP)이 4.2~12.6%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노동 공급 감소가 2050년까지 GDP를 16.5%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AI가 이 감소폭을 5.9%까지 줄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 효과는 주로 대기업과 업력이 긴 기업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1.4%에 불과하던 기업의 AI 도입률은 2022년 4.3%로 증가했는데, 이마저도 대기업이나 특허를 보유한 기업, 기술 탐색에 적극적인 기업에 편중됐다.
AI 시대의 새로운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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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모든 전망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한국은행은 청년층과 여성, 고학력·고소득층에게 AI 도입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AI가 노동 수요를 감소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기술적 역량을 요구하는데, 이에 잘 대응하면 오히려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판사나 외과 의사처럼 AI 노출도는 높지만 인간의 판단이 중요한 직종은 오히려 AI를 통해 생산성이 향상되고 임금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으며, 전체 근로자의 24%가 이러한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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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전문가들은 “AI 시대의 양극화를 막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AI 도입을 지원하고, 노동자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AI가 가져올 변화에 대비한 선제적 준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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