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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퍼블릭=김미희 기자]대선 전 ‘친가상화폐 대통령’을 자임하면서 가상화폐 시장에 ‘러브콜’을 보냈던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가상화폐 워킹그룹을 신설하는 등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지만 정작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 하락을 본인 스스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전략적 경쟁국인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처럼 미국의 관세 부과를 포함해 경제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비트코인을 필두로 하는 가상화폐 대신 안전자산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 같은 불확실성이 지속될 겨우, 금값이 온스당 최고 3천300달러에 달할 수도 있다고 골드만삭스는 봤다. 이 경우 올해 금값 상승률은 26%가 된다. 이미 금값은 지난해 급등한 데 이어 올해도 7주 연속 상승 기록을 세웠다.
시장에서는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증가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이은 금리 인하, 그리고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투자자들의 우려 증가가 금값 상승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1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 리나 토머스와 단 스트루이븐은 최근 보고서에서 “관세를 포함해 무역정책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투기적 포지션으로 인해 연말까지 금값이 온스당 3천3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며 “또 인플레이션과 미국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각국 중앙은행, 특히 미국 국채를 많이 보유한 중앙은행이 위험 분산을 위해 금을 더 많이 매입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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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반면 가상화폐는 하락세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계기로 7만5천달러대에서 사상 처음 10만달러대를 돌파한 비트코인 가격도 취임일 이후 상승 동력이 약화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취임 직전일 10만7천달러대에서 현재 9만7천달러대로 후퇴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확대하면서 글로벌 무역 전쟁이 경제 성장을 떨어뜨리고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것이며, 이는 일반적으로 금에 유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인식이다.
금 정련업체인 MKS 팸프의 애널리스트 니키 실스는 “금은 ‘트럼프 관세 트레이드’”라며 “관세 부과와 금값 상승 사이에 긍정적인 상관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 자산운용사 RLAM의 다중자산 책임자 트레버 그리샴은 “금은 지정학적 헤지, 인플레이션 헤지, 달러화 헤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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