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털(임대) 업체 코웨이가 지난해 연 매출 4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주력인 정수기 사업 외에 매트리스·안마의자 등 신사업으로 꼽히는 비렉스(BEREX) 브랜드가 성장했다. 수년간 공들인 해외 법인 매출도 증가했다. 코웨이는 올해는 상조 상품 출시를 시작으로 실버케어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2027년 매출 5조원 달성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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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매출 2조5817억원 ‘역대 최대’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웨이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전년 대비 8.7% 증가한 4조310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8.8% 증가한 7954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웨이는 2023년 매출 3조9665억원으로 지난해 ‘4조 클럽’ 입성이 확실시되던 상황이었다. 국내와 해외 사업이 모두 순항했다.
지난해 코웨이 국내 매출은 2조5817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수기와 비데, 공기청정기 등 주요 제품뿐 아니라 코웨이가 최근 공들이고 있는 안마 의자·매트리스 브랜드 비렉스가 실적을 이끌었다는 게 코웨이 측의 설명이다.
비렉스는 코웨이가 2022년 12월에 출시한 신규 브랜드다. 경쟁사인 세라젬, 바디프랜드 등과 비교하면 늦게 시장에 뛰어든 편이다. 하지만 차별화 포인트와 공격적인 마케팅을 앞세워 빠르게 약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컨대 비렉스의 안마의자 ‘페블체어’는 곡선형으로 카페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세련된 디자인으로 주목을 받았다. 경쟁사에도 유사한 디자인의 제품이 있지만 페블체어는 경쟁사 제품과 달리 회전이 가능하다. 아울러 소비자들이 비렉스 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직영점을 늘리고 롯데호텔, 신한은행, 메르세데스-벤츠 등과 잇따라 협업해 체험형 마케팅을 진행했다.
코웨이 해외 법인도 선방했다. 지난해 해외 매출은 1조5452억원으로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말레이시아법인 1조1584억원, 미국법인 2142억원, 태국법인 125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코웨이는 말레이시아 정수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코웨이는 2027년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2027년까지 연평균 매출 증가율(CAGR) 6.5%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해외에선 성장세에 발맞춰 신규 진출 국가를 발굴하고 법인 설립을 추진한다. 현지화 전략의 하나로 각국의 문화적 차이를 고려한 서비스와 제품도 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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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오션 상조 시장 진출 선언… 공정위 관리 강화 전망도
코웨이는 작년 10월 설립한 ‘코웨이라이프솔루션’을 통해 올해 상반기 상조 서비스 등 실버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단순히 장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요양 서비스 등 생애주기를 아우르는 종합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문화, 여행, 숙박, 결혼, 펫, 요양, 장례 등 다양한 라이프 솔루션을 본업인 렌털과 결합해 차별화를 꾀한다는 목표다.
코웨이는 현재 렌털 서비스와 상조 서비스를 결합한 상품을 시험 판매 중이다. 상조 상품에 가입하면 코웨이 렌털 상품 이용 시 일정 금액을 할인해 준다.
업계에서 코웨이가 레드 오션(경쟁이 이미 치열한 시장)인 상조업에 진출하는 것을 주시하는 이유는 전국적으로 구축된 코디(렌털 관리사) 네트워크 때문이다. 상조업계는 프리드라이프, 보람상조, 교원라이프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웨이는 국내에만 렌털 가입자 700여만명의 정보를 갖고 있고, 렌털 관리사는 1만명이 넘는다”며 “단순히 네트워크만으로 성공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사업 전개 초기에는 이미 구축된 데이터베이스와 영업망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올해 초 상조회사에 대해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상조회사는 미래에 일어날 장례 절차에 대비해 고객들로부터 선수금(先受金)을 받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작년 3월말 기준 상조업체 선수금 규모는 9조4486억원, 가입자 수는 892만명에 달한다.
공정위는 선수금은 소비자들에게 돌려줘야 하는 돈인데 상조업체의 재정이 나빠지면 소비자들에게 그대로 손해가 돌아간다고 보고 있다. 상조업체의 파산·회생절차 돌입 시 소비자를 보호할 규제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어서 각 사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치열하게 경쟁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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