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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리해고한 기자들에게 ‘계약직 채용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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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츠서울 로고.
▲ 스포츠서울 로고.

스포츠서울이 지난해 9월 정리해고한 기자들에게 돌연 ‘3개월 계약직’ 채용제안서를 보냈다. 정리해고 당한 직원들은 기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신규채용을 하려는 사측이 ‘해고 근로자 우선 재고용’ 의무를 규정한 근로기준법을 의식해 해고자들에게 ‘요식 행위’로 채용제안서를 보냈다고 보고 있다.

지난 17일 스포츠서울은 정리해고한 직원 11명 중 기자 8명에게 ‘채용 제안문’을 보냈다. 앞서 스포츠서울은 지난해 7월 물적분할을 시행해 존속법인과 신설법인을 분리시켰는데, 같은 해 9월 직원 11명을 정리해고하고 나머지 직원들을 신설법인으로 전적시켰다. 신설법인은 스포츠서울의 기존 핵심 보도 기능을 담당하고, 존속법인에선 전적을 거부한 기자 한 명만이 남아 약 20년 전 운영했던 무가지 매체 ‘굿모닝서울’을 홀로 운영했다. 이번 채용 제안문은 신설법인에서 보낸 것으로, 신설법인의 대표는 스포츠서울 대주주 김상혁 서울STV 회장이 맡고 있다. 김상혁 회장은 2021년에도 스포츠서울 직원들에 대한 정리해고를 주도해 서울지방노동위원회(서울지노위)에서 부당해고 판정한 바 있다.

채용 제안문에는 총 4명의 기자를 3개월 계약직으로 채용하겠다는 계획이 담겼다. 또한 주 5일(40시간) 근무에 최저임금에 가까운 월 210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사측은 “채용 계약은 3개월 동안이며 계약 만료 후에는 재협상이 가능하다”며 조건에 동의하면 서명 후 18일 오후 6시까지 송부하라고 했다.

채용 희망자가 4명을 초과하면 해고 당시 평가 점수를 고려하겠다는 대목도 있다. 사측은 “만약 희망자가 4명을 초과할 경우 기존 담당 업무 및 해고대상자 선정 평가 점수 등을 고려해 채용이 결정”된다고 했다.

정리해고 당사자들은 채용 제안이 신규채용을 위한 꼼수라고 보고 있다. 스포츠서울은 정리해고에 더해 다수 퇴사자가 발생해 현재 기자가 부족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근로기준법 제25조(우선 재고용 등)에 따르면 정리해고 후 3년 내에 동일한 업무를 할 근로자를 채용하려 할 경우, 해고된 근로자가 원할 시 해당 근로자를 우선적으로 고용해야 한다. 실제 사용자가 이를 위반할 경우 “해고 근로자는 우선 재고용 의무가 발생한 때부터 고용관계가 성립할 때까지 임금 상당 손해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인정한 2020년 대법원 판례도 있다.

황철훈 전국언론노동조합 스포츠서울지부장은 지난 17일 통화에서 “예상대로 신규채용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근로기준법 25조를 고려해 요식행위로 해고자에게 먼저 연락한 것 같다”며 “만약 채용 제안을 받아들여도 (해고자들의 경력) 최하가 부장급 이상이어서 굉장히 싼값에 검증된 인력을 쓸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존속법인 휴업 통보로 “폐업 수순” 의심…체불임금 미지급 소송 진행 중

한편 스포츠서울은 존속법인에 대해선 휴업을 통보한 상황이다. 신설법인으로의 전적 과정에서 부당한 근로계약을 거부한 박효실 스포츠서울지부 부지부장은 홀로 존속법인에 남았는데, 사측은 이존백 대표 명의로 지난해 11월29일 돌연 박 부지부장에게 휴업통보서를 보냈다. 당시 사측은 존속법인 주소지를 내부 자재가 철거된 채 잠겨 있는 서울 도봉구 쌍문동의 아파트 상가 공실로 이전해 해당 공간에서 ‘굿모닝서울’을 운영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근무 환경이 전혀 갖춰지지 않아 박 부지부장은 재택근무 형태로 홀로 굿모닝서울을 운영해왔다.

사측이 통보한 휴업 사유는 재정 악화다. 휴업 기간은 지난해 12월1일부터 오는 3월31일까지다. 사측은 또 “노동위원회 무급휴업 승인 신청 중에 있다”며 “노동위원회 승인을 받기 전까지 휴업기간 동안 휴업 직전 평균임금 70%를 지급”하겠다고 했다. 박 부지부장은 18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폐업 전 휴업 과정을 거치는 수순 아닐까 싶다”며 “휴업통보서를 받았을 때 사측에 노조와 노사협의를 하고 당사자인 나와도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하니, ‘그런 절차는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일방통보했다”고 말했다. 또한 “폐업 결정이 나면 기존 회사의 분리에 이은 휴업에 의한 해고이기 때문에 부당 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스포츠서울 존속법인 소재지로 되어 있는 서울 도봉구 쌍문동의 한 아파트 상가 앞을 찾은 박효실 언론노조 스포츠서울지부 부지부장(기자). 박 부지부장은 사측이 이곳에서 '굿모닝서울'을 다시 운영하겠다면서 회사 시스템 계정 등도 안내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진=언론노조 스포츠서울지부
▲ 스포츠서울 존속법인 소재지로 되어 있는 서울 도봉구 쌍문동의 한 아파트 상가 앞을 찾은 박효실 언론노조 스포츠서울지부 부지부장(기자). 박 부지부장은 사측이 이곳에서 ‘굿모닝서울’을 다시 운영하겠다면서 회사 시스템 계정 등도 안내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진=언론노조 스포츠서울지부

사측의 급여, 출장비, 퇴직금 등 체불 임금에 대해선 존속법인을 상대로 소송이 진행 중이다. 정리해고 당한 직원들과 퇴사자 등은 노동청에 체불임금 진정을 제기해 지난해 12월 ‘체불 임금등·사업주확인서’를 발급받았지만, 사측이 여전히 임금을 지급하지 않아 제기한 소송이다. 노동청 진정 절차 진행 당시 사측이 체불임금 내역을 인정해 확인서가 발급됐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사측은 미지급금 중 일부만 지급했다. 

정리해고 당한 직원들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지난해 12월 서울지노위에서 기각됐다. 직원들은 “경영진의 무능력, 무의지로 발생한 위기에 대한 책임을 경영상 해고라는 이름으로 근로자들에게 모두 전가했다”며 사측이 경영상 해고 요건을 전혀 충족하지 못했다고 주장했지만, 지노위는 긴박한 경영상 필요와 사측의 해고 회피노력 등을 인정하며 경영상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직원들은 현재 해고 무효 소송을 준비 중이다.

채용제안문에 ‘문의처’로 명시된 스포츠서울 신설법인 총무팀장은 회사가 정리해고한 직원들에게 채용을 제안한 이유 등을 묻는 18일 질의에 “현재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확인하고 다시 연락하겠다”고 했지만 현재까지 전화, 문자 등에 답하지 않고 있다. 존속법인의 이존백 대표 등 사측 경영진 또한 휴업 기간 후 운영 계획과 임금체불 소송 관련 입장을 묻는 미디어오늘의 전화, 문자 등에 답하지 않았다.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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