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라돈 인증 거짓 홍보로 질타를 받았던 씰리침대가 최근 또다시 ‘전 제품 라돈 인증’ 논란에 휩싸이며 도마 위에 올랐다.
신제품 모션 침대 ‘모션플렉스’ 역시 전자파 적합성평가를 제대로 마치지 않은 채 판매를 시작해 사전예약 소비자들의 혼선을 야기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일부 모델만 인증받고도 전 제품이 안전한 것처럼 홍보한 점이 불씨가 됐다.
과거 매트리스 라돈 검출 소동이나 거짓 라돈 인증 마크 사용 등 여러 의혹이 재조명되면서 씰리침대에 대한 소비자 불만은 더욱 고조되는 양상이다.
안전성과 고급 이미지를 앞세워온 씰리침대가 반복되는 안전 문제와 A/S 논란으로 스스로 신뢰도를 깎아먹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랜 기간 매트리스 시장에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쌓아온 씰리침대가 이번 파문을 어떻게 수습할지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씰리침대, 라돈 인증 두고 또 논란…소비자 기만 의혹 거세져
![[사진=씰리침대]](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2/CP-2024-0005/image-f1bf5541-b28f-4cac-83c8-8200c1972541.jpeg)
[더퍼블릭=이유정 기자] 14일 업계에 따르면, 과거 라돈 인증 거짓 홍보로 소비자들의 비판을 받았던 씰리침대가 최근 또다시 ‘라돈 인증 속임’ 논란에 휘말리며 다시 구설에 오르고 있다.
이번 갈등은 2025년 초부터 불거졌다. 씰리침대가 “전 제품 라돈 인증을 받았다”고 적극 홍보했으나, 실제로는 일부 고가 라인업과 백화점 전용 모델에 대한 인증이 빠져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회사의 간판급 프리미엄 모델이나 백화점 전용 제품들이 라돈 인증 대상에서 제외됐으면서도, 마치 모든 라인업이 공인인증을 받은 것처럼 광고했다는 지적이다. “전 제품 인증”이라는 말을 믿고 구매에 나선 소비자들은 씁쓸함과 당혹감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씰리침대는 이전부터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왔지만, 실제 공인기관 인증은 특정 모델에만 국한된다. 나머지는 자체 검사에 의존해 ‘부분 인증 → 전체 홍보’라는 식의 괴리가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 나온다.
라돈은 무색·무취·무미인 자연방사성 물질이자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된다. 특히 침대처럼 인체 밀접도가 높은 제품에서 검출될 경우, 소비자 입장에서는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국내에는 한국표준협회(KSA)가 공인하는 ‘라돈 안전 인증(RnS)’ 제도가 있다. 소비자들은 이를 통해 인증 받은 제품인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앞서 정부 차원에서 라돈 검출 침대들을 대거 수거·폐기했던 2018년 사태 이후, 한국표준협회 역시 매트리스·침구를 대상으로 ‘라돈 안전 인증(RnS)’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이에 많은 업체가 초창기엔 인증을 획득했지만, 이는 의무가 아닌 자율 인증이다 보니 인증 비용과 생산라인 중단 등의 이유로 시간이 지날수록 인증을 갱신하거나 확대하지 않는 사례가 늘어났다.
KSA 인증은 1년 단위로 갱신해야하는데, 인증 과정 동안에는 생산라인을 중단해야하고 제품 1종당 비용도 3000만원 가량으로 비싸다.
씰리침대도 비슷한 길을 걸으며 2019년부터 대표 라인 일부 모델에 한해 매년 KSA 라돈 인증을 받아오다가, 점차 인증 대상을 축소했다. 일부 모델만 KSA 라돈 인증을 받고, 나머지는 해외 친환경 인증이나 자체 라돈 검사 장비(RAD7)로 충분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같은해 6월 씰리침대 측은 여주시 소재 여주공장 미디어데이를 열어 KSA에서만 인증을 받아야만 인증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다른 공인기관에서 유해성 검사를 철저히 실시하고 있고 제품이 판매되기 전 연간 방사선량 한도를 계산해 정부 기준치 1mSv(밀리시버트) 이하인 제품만 판매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씰리침대는 2019~2020년 일부 모델(하모니, 모데라토 등)에 한해 라돈 인증을 획득했지만, 보급형이나 백화점 전용 모델 등 상당수 제품은 공인 인증 없이 판매를 지속했다.
이는 훗날 “인증받은 모델과 받지 않은 모델을 구분하지 않고 ‘전제품 인증’처럼 홍보”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있다.
이번 라돈 인증 논란과 관련해서 씰리침대 측은 “모든 제품을 포함한 ‘전 제품 인증’을 홍보했다기보다, 그중 92종 인증 사실을 알리는 과정에서 일부 소비자가 오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씰리침대는 “하이엔드 럭셔리 모델 2종을 제외한 92개 제품에 대해 KSA(한국표준협회)의 라돈 인증을 획득했다”며 최근 논란을 반박했다. 이어 “백화점 전용 모델인 크라운쥬얼과 헤인즈 등은 이미 국제 친환경 인증이 있으며, 단종 예정 모델(마에스트로·보네르)에는 별도 인증이 불필요하다”고 했다.
씰리침대는 “해외 인증과 자체 라돈 검사 장비(RAD7)를 통해 매번 확인하고 있으므로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해명에도 소비자들은 홍보 안내가 불충분하다며 “처음부터 특정 제품만 인증했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렸다면 오해가 없었을 것”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굳이 전 제품 인증을 받지 않았다면 ‘일부 모델만 인증’이라고 정확히 밝혔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침대·가구 업계는 라돈·전자파 등 안전인증이 의무가 아니라 자율인증 형태기 때문에 현재 라돈안전 인증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는 법 근거는 없다. 적합성평가 위반이나 허위 인증 사용 시 처벌이 가능하지만, 업체가 “이미 해외 인증·자체 검사했다”고 주장하면 소비자들은 세부 과정을 알기 어렵다.
아울러 소비자들이 씰리침대의 라돈 인증 논란을 둘러싸고 불신이 강한 이유는 이번 씰리침대의 라돈 이슈와 관련해 갑작스러운 문제가 생긴 업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라돈 검출 전례가 있는 업체가 또다시 ‘전체 인증을 받은 듯한 홍보’를 반복했다면, 그 자체로 심각한 신뢰 훼손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2019년 제품 일부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라돈이 검출되자, 자발적 리콜 조치와 함께 사과문을 올린 바 있다. 당시 원자력안전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해당 제품을 매일 10시간씩 사용했을 경우 연간 피폭선량이 1.125~4.436mSv(밀리시버트)에 달해, 정부 기준치(1mSv)를 훨씬 웃돌았다.
이후 “재발을 막겠다”며 48시간 라돈 테스트 등을 공언해왔지만, 2023년과 2024년 인증을 받지 않은 모델에 안전인증 마크를 무단 사용해 또다시 라돈 관련 논란을 낳았다.
모바일 라이브 방송과 매장 홍보판 등에 “전 제품이 라돈 안전”이라는 문구나 KSA 인증마크를 달았지만, 실제 인증 대상은 극히 일부 모델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확인 결과, 프리미엄·백화점 전용 제품 등 상당수는 제외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에도 인증받은 모델과 받지 않은 모델을 구분하지 않고 ‘전 제품 인증’처럼 홍보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씰리침대는 “홍보 담당자의 실수”라고 해명했으나, 이는 소비자들로 하여금 “모든 침대가 안전하다고 믿게 만들었다”는 의심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협회 측은 “인증받지 않은 모델에 인증마크를 부착하는 것은 허위·과장 광고”라는 경고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즉 씰리침대는 여러 차례 “전제품 안전하다”고 홍보해왔지만, 공인기관 인증은 일부 모델에만 한정되는 등 ‘부분 인증 → 전체 적용 홍보’ 식 구조가 되풀이되고 있는 셈이다.
“사전 예약했는데 안전성 검증은 나중?”…씰리침대 모션플렉스, 전자파 인증 미비…AS ‘바꿔치기’까지
![씰리침대 모션플렉스 [사진=씰리침대 홈페이지]](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2/CP-2024-0005/image-b17d9f8f-dd89-409b-a2e3-3c17a29dcc18.jpeg)
라돈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씰리침대는 2025년 초 모션 침대 ‘모션플렉스’의 전자파 인증 미비로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침대업계 전반이 아직 ‘라돈 사태’의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이번에는 ‘전자파 불안’이라는 새로운 뇌관이 터진 셈이다.
모션베드 시장이 급성장하자 씰리침대는 2024년 초 전동 모터와 스프링 매트리스를 결합한 고가 신제품을 출시했고, 사전 예약판매를 진행하며 “수많은 테스트를 거친 완성품”이라고 홍보했다.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았고, 사전 예약판매도 성황리에 진행됐다.
문제는 이 모션플렉스가 완제품 전자파 인증을 받기 전에 판매·홍보됐다는 점이다. 올해 초부터 씰리침대의 ‘모션플렉스’가 전자파 적합성평가(EMI·EMC)를 마치지 않은 채 부품 인증만으로만 판매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내법상 전기·전자제품을 시판하기 전에는 전자파 적합성평가 인증을 반드시 거쳐야 하며, 이를 어길 경우 판매 중단 명령이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관련 법령상에 따르면, 출고 전 인증을 받아야 하지만, 씰리침대는 일부 부품만 인증받고 완제품 검증 절차를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제품을 홍보·판매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부터 구매자들 사이에서 해당 사실을 알게 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논란이 커지자 씰리침대는 1월 말~2월 초경 사전 예약판매를 전격 중단했다. 그러나 이미 예약금을 낸 소비자들은 배송 일정이 수개월씩 밀린다는 통보를 받거나, 구체적인 보상이나 사과 없이 단순히 “인증 절차가 끝나면 순차 배송하겠다”는 안내만 들은 상태라고 호소했다.
사전 예약을 마친 소비자들은 당초 “2월 중순이면 인증이 나올 것이니 그전에 주문해도 문제가 없다”는 안내를 받았다. 그러나 전자파 인증이 지연되면서 제품 배송도 차질이 빚어졌다. 이미 비용을 지불하고 출시를 기다리던 고객들은 “비싼 침대를 사전 예약까지 했는데, 안전성 검증이 나중이라니 말이 되느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새로운 기능을 탑재한 신제품이라면 출시 전 시험·인증을 완비했어야 한다”며 “매출을 우선시해 소비자 안전을 뒤로 미룬 전형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 이 부품들이 제대로 인증되지 않았다면 추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씰리침대가 모션플렉스 홍보팝업과 체험 행사는 계속 운영하면서도, 실제 구매자를 대상으로는 제대로 된 공지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터져 나왔다.
소비자들은 “고가 프리미엄 브랜드를 표방하면서 정작 사전 준비와 사후 대응은 허술하다”며 씁쓸함을 드러내고 있다.
씰리침대의 AS 체계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2024년 6월 씰리침대 ‘엑스퀴짓Ⅱ’ 모델을 사용하던 한 소비자가 매트리스 하단 불량으로 AS를 맡겼는데, 한 달 뒤 배송된 제품이 자신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시리얼 넘버를 통해 확인됐다는 사례가 언론에 보도되었다.
씰리침대 측은 “단순 오배송”이라고 해명했지만, 해당 매트리스가 매장 전시용 중고 제품이었을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소비자 동의 없이 임의로 다른 매트리스를 보내주는 것은 심각한 관리 부실”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프리미엄 브랜드 맞나?…고가 브랜드 씰리침대, 품질·서비스 논란에 ‘명품 침대’ 이미지 타격 위기
![[사진=연합뉴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02/CP-2024-0005/image-aa017f35-9e6a-47c2-8b2b-f0111d182362.jpeg)
최근 각종 소비자 커뮤니티와 언론 보도를 통해 씰리침대 제품과 서비스 전반에 대한 불만 사례가 잇달아 제기되면서, 글로벌 매트리스·침구 브랜드라는 명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가·수입 매트리스로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해온 씰리침대가 정작 핵심인 안전 인증이나 AS 프로세스에서 미흡한 모습을 보이면,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씰리침대는 글로벌 기업답게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1881년 미국 텍사스에서 시작된 이 브랜드는, 지금은 템퍼-씰리인터내셔널그룹 산하에 속하며 세계 여러 나라의 고급 호텔·리조트 등에 납품해왔다.
국내에서는 2008년에 씰리코리아컴퍼니 법인이 설립됐고, 2012년부터 윤종호 대표가 이끌며 꾸준히 매출을 올렸다.
2016년에 경기 여주에 대규모 공장을 세워 고급 라인 ‘엑스퀴짓(Exquisite)’ 등을 현지 생산하고, 프리미엄·럭셔리 이미지를 앞세워 백화점·대리점·온라인몰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가갔다. 씰리침대는 보급형부터 500만~1000만원 이상에 이르는 하이엔드 모델까지 폭넓은 라인업을 가지고 있으며, 정형외과 의사들과 협업해 개발한 ‘포스처피딕(Posturepedic)’ 기술과 내구성·인체공학성을 앞세워왔다.
그 결과 씰리침대는 국내 침대·매트리스 시장에서 매출 규모 상위권을 유지하며, 템퍼·시몬스 등과 함께 ‘글로벌 3대 매트리스’ 브랜드로도 불린다.
소비자들은 “호텔식 침구 느낌을 가져다준다”는 호평을 하면서도 “비싸지만 안전성이나 AS를 믿고 산다”는 기대가 큰 편이다.
문제는 최근 몇 년간 라돈, 거짓 인증, AS 과정에서의 ‘바꿔치기’ 의혹, 전자파 미비 등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면서, “값비싸면 안전하다”는 소비자들의 전제가 깨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 등은 “씰리침대가 고가 브랜드로서 해야 할 기본 의무를 얼마나 소홀히 해왔는가”라는 의문을 낳는다.
침대·매트리스는 소비자가 하루 중 상당한 시간을 밀접하게 사용하는 민감한 가구이기에, 안전성·위생·품질 보증·사후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씰리침대의 최근 행보는 이 같은 핵심 요건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거듭된 안전·AS 논란이 더 이상 방치된다면,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던 프리미엄 브랜드 역시 국내 시장에서 외면 받을 수도 있다. 그간 지적된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내부 품질관리·인증 프로세스 등을 전면 재정비하는 게 관건으로 보인다.
이미 침대·매트리스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씰리침대가 과거 문제들에서 진정성 있는 교훈을 얻어내지 못한다면 소비자의 등을 돌리는 건 시간문제라는 냉혹한 경고가 업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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